월스텐홈 북한주재 英 대사 “北 권력승계 순탄할 것… 영구차 호위 8인 주목해야”

입력 2012-01-18 18:5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리더십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카렌 월스텐홈(50) 북한주재 영국대사가 18일 방한해 이같이 북한의 현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9월 평양에 부임한 월스텐홈 대사는 이날 국내 언론과의 접촉에서 “김 부위원장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직만 물려받았고 노동당 총비서와 국방위원장직을 승계하지 않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일성 주석 3년상을 거치는 동안 주요직책을 승계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상할 게 없다”며 “평양은 표면적으로는 매우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부위원장이 앞으로도 여러 기관을 장악하는 등 권력승계 과정이 순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북한이 김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에 돌입했는지에 대해서는 3∼6개월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월스텐홈 대사는 “김정일 영결식에서 영구차를 호위한 8인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은 김 부위원장에게 조언할 수 있는 인물들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 부위원장 첫 인상에 대해서는 “교육을 잘 받았고 자신감도 있어 보였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영국에서 접한 그는 평양에 도착했을 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장례기간 북한과 중국의 합작상점인 광복지구상업중심이 문을 열지 않았지만 이제는 개점해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장례기간 동안 24시간 이뤄졌던 전기공급도 평소처럼 정전이 잦은 상태다. 그러나 외교관리나 공무원들은 사교모임은 자제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외화사용 금지조치를 취했다는 소문에는 “북한은 많은 소문이 있는 사회다. 우리는 여전히 외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텐홈 대사는 “북한에서는 고립됐다는 느낌도 있지만 러시아 모스크바와 비슷한 느낌”이라며 “집에서 대사관까지는 30초밖에 안 걸려 무척 편하다”고 북한생활 단면을 전해줬다. 1남2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는 1980년부터 활동해온 전통 외교 관료로 주러시아 대사관 부영사로 해외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20일 미국을 방문해 최근 북한정세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