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씨 사법연수원 수료, 시각장애인 첫 판사 임용 확실… “현명하고 성실한 법조인 되도록 노력”
입력 2012-01-18 21:29
“현명하고 성실한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 최초 시각장애인 판사 임용이 확실시되는 최영(32)씨는 18일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수료식에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수한 성적과 훌륭한 품행으로 다른 학생의 모범이 된 공로를 인정받아 연수원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그의 성적은 41기 연수생 1030명 중 상위 40위권이어서 다음 달 판사 임용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씨에 대해 당사자를 직접 보지 못하고 증거자료 분석이 어려워 직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법원 안팎에서는 최씨가 연수원에서 이미 기록 검토와 판결 훈련을 성공적으로 해 직무수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씨는 고3 때인 1998년 점차 시력이 나빠지는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고 2005년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5차례 도전 끝에 2008년 5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모든 법률 서적을 음성파일로 바꿔 들으면서 공부한 최씨는 전문 법조인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지난해 7월 시각장애인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전문분야 실무를 익혔고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헌법재판소,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실무수습도 받았다. ‘정인욱 복지재단’에서 법률 관련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제41기 사법연수원 수료식에서 허문희(27·여)씨가 수석 졸업의 영예를 안았다. 법관을 지원한 허씨는 “사건 당사자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려 노력하는 법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허씨의 연수원 성적은 4.3 만점에 4.27로 ‘헌법연구’와 ‘형사변호사실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았다.
올해 사법연수원 졸업생 1030명 중 군 입대자 176명을 제외한 실제 취업대상자 854명 가운데 349명만이 일자리를 찾아 취업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9%다. 이는 지난해 56.1%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판·검사로 임용되는 140여 명을 빼면 취업률은 20%대로 떨어진다. 로스쿨 졸업생 1500명이 올해 변호사로 첫 배출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