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자 유품 61년만에 아들 품에… 故 손만조 일등중사 장남 집 방문해 전달
입력 2012-01-17 19:29
“아버지를 찾을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을 갖고 DNA를 채취했는데 큰 선물을 받게 됐습니다. 유해를 찾게 된 게 꿈만 같습니다.”
6·25 전쟁 당시 강원도 양구의 ‘피의 능선 전투’에 참전했다 숨진 국군의 유품이 61년 만에 아들의 품에 안겼다.
육군보병 제39사단(소장 장재환)은 17일 고(故) 손만조(사망 당시 27세) 일등중사의 장남 손수용(64·경남 창원시 천선동)씨의 집을 방문해 발굴 당시 소관을 덮은 태극기, 유품,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 위로패 등을 전달했다.
손 일등중사의 유해는 2010년 9월 강원도 양구군 동면 월운리 수리봉 북쪽 7부 능선 해발 650m 지점에서 발굴됐다. 발굴 당시에는 신원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일단 DNA를 채취한 뒤 유해를 감식단 중앙감식소로 옮겼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5월 손씨의 DNA를 채취해 대조한 결과 유해가 손만조 일등중사임을 확인했다. DNA 비교검사로 유가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9번째라고 육군 측은 밝혔다.
손 일등중사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 5일 아내와 두 살배기 아들 수용씨를 남겨둔 채 입대했다 이듬해 고지전이 한창이던 ‘피의 능선’ 전투에서 전사했다.
손 일등중사의 유해가 발견된 곳은 당시 미 2사단과 국군 5사단 36연대가 북한군 12사단, 27사단과 격렬한 전투를 벌인 곳이다. 손 일등중사의 유해는 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보병 제39사단 측은 “고인의 유해와 소중한 유품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며 “군은 마지막 한 분의 유해를 찾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도 최근 강원도 철원과 양구 등지에서 발굴한 빈원식 이등상사 등 국군전사자 9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빈 이등상사의 동생 창식(79)씨는 “장남인 형이 전사한 뒤 부모님은 평생 가슴에 한을 안고 살았다”며 “이번 설에 형을 모실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