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백기투항 빅초이… 어깨엔 더 무거운 짐
입력 2012-01-17 19:02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빅 초이’ 최희섭(33·사진)이 결국 백기 투항했다.
KIA 구단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팀 훈련에 불참했던 최희섭이 18일 오전 9시30분 광주구장에서 진행되는 재활선수단 훈련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8일 시작된 팀 훈련에 불참하면서 불거진 ‘최희섭 파동’은 9일 만에 일단락됐다. KIA가 구단의 허락 없이 어느 구단에서도 뛸 수 없는 ‘임의 탈퇴’ 또는 ‘제한 선수’로 묶겠다는 초강수 카드를 뽑아든 지 하루 만에 최희섭은 백기를 든 것이다.
최희섭은 17일 오후 3시 광주시 모처에서 김조호 단장과 만난 뒤 “그동안 팀 훈련에 불참하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백배 사죄하고, 18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섭은 또 “팬들과 구단, 그리고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에 너무나 죄송하다”며 “그동안 훈련이 부족한 만큼 모든 힘을 쏟아 훈련에 임해 시즌 중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희섭은 이어 “최근 몸이 아픔에 따라 생각의 폭이 너무 좁았던 것 같다. 앞으로 환골탈태의 자세로 더욱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올 시즌 연봉에 대해서는 구단에 백지위임하고, 어떤 징계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KIA는 물의를 일으킨 최희섭에 대해 조만간 구단 상벌위원회를 개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최희섭은 감기·몸살을 이유로 첫 훈련을 걸렀으나 이후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팀 합류를 거부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KIA를 떠나 수도권 구단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구단에 밝혔고, KIA 구단은 최희섭의 요청을 수용해 넥센 히어로즈와 물밑에서 트레이드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맞바꿀 카드가 마땅치 않아 두 구단 간의 트레이드 협상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적 협상 종료와 함께 최희섭은 입지가 더욱 좁아졌고 결국 복귀를 택했다.
최희섭이 마음을 다잡고 팀에 돌아왔지만 이번 소동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희섭이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려면 국내훈련에서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길밖에 없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