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고통의 터널을 지나 은혜의 열매 맺다
입력 2012-01-17 18:33
고통의 은총/권성수 지음/토기장이
“고통의 백화점, 은총의 백화점 되다.” 이 책의 뒤표지에 있는 카피다. 은총이라는 단어 위에는 강조점이 찍혀있다. 책 제목처럼 카피는 오랜 기간 혹독한 시련을 거친 후 저자가 깨달은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한다. 어찌 보면 이 책은 또 하나의 간증집처럼 보인다. 그러나 꼼꼼히 읽어보면 독자는 이내 알 수 있다. 대구 동신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저자 권성수 목사에게 ‘고통의 은총’은 말이 아니라 체험이라는 것을.
고난은 은혜의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시련 앞에 무너져버린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 고난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을 보여준다. 마치 현대판 천로역정을 보는 느낌이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어려운 때를 경험하였지만 그는 결국 고통의 씨앗을 은혜의 열매로 바꾸는 법을 터득하였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게 왜 고난을 허락하시는가? 신학자나 영성의 거장들은 이 물음을 붙들고 씨름하여 왔다. 결코 쉽게 다룰 수 없는 물음이요 간단히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체험을 통해 고난이 멋진 인생을 빗어낸다는 것을 안다. 이는 교회의 역사를 슬쩍 들여다보더라도 알 수 있고, 앞서간 믿음의 선진들의 발자취를 돌아보아도 알 수 있다.
저자는 부르짖었다. “하나님, 도대체 언제까지입니까?” “하나님, 당신은 왜, 제 고통을 외면하시고 늘 부재중이십니까?” 그는 건강이 좋지 않고 학업의 길이 썩 순탄치 않았지만 낙망하지 않고, 위기의 때마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었고 믿음으로 고백하고 선언했다. 결국 그는 꿈도 꾸지 못했던 유학을 떠나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성경해석학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 모교인 총신대학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또한 한국복음주의 신학회 총무와 총신대학교 재단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구동신교회에서 온 성도들과 함께 생명사역에 힘쓰고 있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섭리의 오묘함을 느꼈다. 방위량 선교사의 동생 방혜법(Herbert Blair) 선교사를 통해 먼저 할머니가 예수님을 믿은 후, 기적적으로 증조할아버지가 개종함으로써 권 씨 가문의 복음화가 시작된 것이다.
목회자인 아버지로 인해 극심한 가난을 맛보았지만, 저자가 성숙이 고통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과정은 감동적이다. 또한 신학교 교수로서 첫 봉급 전액을 어려운 처지의 목회자에게 전달한 이야기는 그가 늘 강조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균형’을 강조하는 저자는 목회에서 신학적 균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과 성령의 균형이라고 말한다(238쪽).
사람들은 그를 ‘고통의 백화점’이라고 불렀으나 이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삶의 고비마다 함께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한다. 이제 그의 인생은 ‘은총의 백화점’이기 때문이리라. 고난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는 책이다.
글=송광택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기독교인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