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안과병원 창립 26주년] “3만6000명에게 빛 찾아줘… 국내외 이동진료 확대할것”

입력 2012-01-17 21:13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려 하심이라”(눅 4:18∼19).

실로암안과병원(원장 김선태 목사)이 올해로 창립 26주년을 맞았다. 무료안과진료와 개안수술로 빛을 찾아주고 있는 이 병원은 누가복음 4장 18∼19절 말씀과 정신으로 사랑의 인술을 베풀고 있다. 본보는 17일 이 병원 원장 김선태 목사와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김미경 국장을 실로암안과병원에서 만나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 참석자

실로암안과병원 원장 김선태 목사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김미경 국장

(사회·정리=이승한 종교국장)

-실로암안과병원이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안과전문병원으로 지정돼 더욱 수준 높고 특화된 의료와 진료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사역과 올해 계획을 소개해 주시죠.

△김선태 목사=고 한경직 목사님을 중심으로 설립된 병원은 그동안 개안수술로 3만6000명에게 빛을 찾아 줬습니다. 무료안과진료로 실명을 예방한 사람이 50여 만 명에 이릅니다. 지난해만해도 1만5천여 명에게 무료안과진료를 했고, 개안수술로 빛을 찾은 사람은 1200명이나 됩니다. 46인승 리무진 버스에 완전한 의료시설을 갖춘 ‘움직이는 실로암안과병원’은 농어촌, 섬 지역, 교도소, 오지 등을 찾아 42회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올해는 더 많은 사역을 감당할 계획입니다. 이곳저곳에서 자선음악회, 일일찻집, 동전 모으기 등으로 거둔 후원금과 집안의 경조사비 등을 보내줘 어둠을 빛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변화시키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후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실로암이라는 큰 데두리 안에 병원도 있고,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도 있어 다양한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복지관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역을 하는가요?

△김미경 국장=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산하에 복지관, 근로사업장, 요양원 등의 기관들이 있는데 이를 통틀어 복지관이라고 합니다. 실명한 사람에게는 점자와 보행, 컴퓨터 등 기본적인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학생들에게는 학습지도와 도서제공,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또 직업훈련을 실사하고 실로암 소속의 근로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페모아라는 커피숍도 운영하고 있는데 시각장애인바리스타는 인기 있는 신직종입니다. 봉천동과 잠실롯데캐슬, 목동과 산본에 안마센터를 운영해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대한항공의 헤드 셋을 포장 조립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하루 몇 명이나 이용합니까?

△김 국장=지난해 하루 평균 2천여 명이 이용했고, 전화 컴퓨터 온라인 이용자를 합하면 6천여 명이나 됩니다. 복지관에서는 이외에도 시각장애인 자녀를 둔 가족을 위해 가족지원센터, 재가장애인을 위한 재가복지센터, 소프트웨어개발, 정보제공 등을 하고 있습니다.

-안과병원과 복지관을 지원하는 실로암의료선교복지연합회라는 조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김 목사=실로암안과병원에서는 개안수술과 무료안과진료를 하고 있고, 복지관에서는 개안수술을 받아도 빛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각 분야별로 훈련을 시켜 삶의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실로암안과병원과 복지관을 연결하여 재활을 시키는 일을 연합회에서 하고 있습니다. 중증시각장애인들을 위해 2010년 7월 경기도 양주에 요양원을 개원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양원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요?

△김 국장=요양원은 중증시각장애인 노인들의 노후를 위해 마련한 시설입니다. 이곳에는 청각장애가 있거나 지체 장애가 있는 노인들도 계신데 모든 직원들이 예수님 섬기듯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양원에 기거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예배 공간을 마련해 주고 성경도 가르치고 있으며 의료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놀이시설 스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어 장애어른들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에 복지관에서 실로암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관현맹인은 무엇이며 전통예술단은 어떤 사역을 합니까?

△김 국장=세종대왕은 왕위에 오른 지 6년이 되던 해(1424년)에 ‘시각장애인 악사는 앞을 볼 없어도 소리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관직과 녹봉을 주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궁중에서 시각장애인 가운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을 음악기관인 장악원에서 교육했습니다. 그리고 장악원 소속으로 궁중잔치나 내연에서 가야금 거문고 피리 등을 연주하던 시각장애인 악사들을 관현맹인이라 불렀지요. 이 제도가 일제시대에 없어졌는데 우리가 복지차원에서 재현한 겁니다. 지난해 3월에 창단됐고, 12월 14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창단연주를 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실로암의료선교복지연합회에서는 유능하고 실력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발굴해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게 되나요?

△김 목사=시각장애인 대학생과 석,박사학위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다양하게 지급됩니다. 학기당 500만원에서 150만원까지 차등 지급되는데, 한 학기에 10명의 학생에게 1천300만원을 지원합니다. 올해부터는 이모텍 장학금이 생겨 학기당 1명에게 1천만원씩 2회 지급됩니다. 또 김건철 장로(동숭교회 원로)께서 동곡장학금으로 연 1회 1천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실로암안과병원과 복지관의 비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김 목사=‘움직이는 실로암안과병원’을 더 가동해 국내외 이동진료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사랑의 무료안과진료와 개안수술 사역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빛을 찾아 줄 것입니다. 한 사람에게 빛을 찾아주는 개안수술은 30만원이 소요되는데 많은 후원을 기대합니다.

△김 국장=제2의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을 서울 근교에 세울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복지관에서 각종 훈련을 받고 새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이들을 위한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땅을 기증할 독지가가 나타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승한 종교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