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맞은편 겨울언덕에서
입력 2012-01-17 18:24
숲 맞은편 언덕은 겨울에 유난히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햇빛이 잘 드는 양지바른 산비탈에 쌓인 눈은 벌써 다 녹아버렸지만 그늘진 언덕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양지바른 쪽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겨울눈을 덮고 있는 넉넉한 마음 같은 그늘진 곳을 보는 것도 지혜입니다. 눈이 아직 쌓여있는 언덕을 보며 아무리 많은 것을 받아도 금방 잊어버리는 것보다 어떤 것이든지 감사와 사랑으로 오랫동안 품고 있는 음지의 마음이 더욱 행복한 삶이란 것을 깨닫습니다.
세상에도 양지인생과 음지인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양지인생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많은 것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것을 받을 수 있기에 금방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음지인생은 한번 받은 것은 새로운 계절이 올 때까지 오랫동안 간직하고 그것을 마음에 품는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무엇이든지, 심지어는 사람들이 불행이라고 부르는 것이라 할지라도 감사와 사랑으로 품는 그늘진 음지인생이 더욱 행복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자가 복이 있어 천국을 볼 것이라고 가르치셨던 것입니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