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스런 포장이 선물 품격을 바꿔요”… 디자이너 이광희씨에 배우는 선물 포장법
입력 2012-01-17 18:22
“감사드릴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이맘때는 선물 포장하느라 늘 바쁘답니다.”
겨울햇살이 화사했던 지난 일요일(15일) 오후, 서울 이태원동 남산자락에 자리 잡은 이광희 룩스 매장에는 선물 포장지와 조화들이 한가득 널려 있었다.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59·사진)씨는 직원들과 함께 선물에 정성과 마음을 담기 위한 마지막 손질을 하느라 분주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친지들과 고객들에게 보낼 선물을 포장했는데, 재작년부터는 ‘희망고’에 사랑을 나눠 준 이들을 위한 선물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희망고는 2010년 3월 내전과 기근에 시달리는 남수단 톤즈에 망고나무를 심어주기 위해 그가 주도한 자선 단체.
“2만5000원이면 1그루의 망고나무를 심어 줄 수 있어요. 망고나무를 심어주는 것은 그들에게 가게를 하나 지어주는 것과 마찬가지랍니다.”
망고나무는 심은 지 5년 뒤부터 100년 동안 한 해에 두 번씩, 그것도 건기에 열매를 맺어 굶주림을 면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톤즈에 3만 그루의 망고나무를 심어준 희망고는 지난해 10월 남수단 정부로부터 국제 비정부기구(NGO)로 인정받았다. 이씨는 남수단 정부가 무상으로 내준 1만평의 땅에 어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센터와 어린 아이들을 위한 학교, 망고 묘목장이 있는 ‘희망고 빌리지’ 건축을 준비 중이다.
“그 많은 일을 어떻게 저 혼자 하겠습니까? 저는 종일뿐입니다. 도와주는 분들이 하시는 일이지요.”
남수단 돕기 패션쇼, 바자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는 그는 그때마다 기금도 내고, 자신의 재능을 기꺼이 내놓는 이들이 하나둘이 아니란다. 그들에게 작은 선물을 보낸다는 이씨. 패션가에는 ‘그의 선물에선 정성과 사랑이 듬뿍 느껴진다’는 입소문이 널리 퍼져 있다. 그는 받아주는 분의 마음이 더해진 것이라면서도 “선물은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물은 물론 포장에까지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씨가 주로 마련하는 선물은 고향인 전남 해남에서 직접 짜 온 참기름, 직접 만든 스카프 등으로 고가는 아니지만 정성을 담은 것들이란다.
그가 선물을 포장할 때 주로 활용하는 것은 조화다. 묶음으로 파는 조화를 사놨다 그때그때 색상과 분위기에 맞도록 포장에 쓴다고 했다. 또 레이스도 즐겨 이용하는 재료 중 하나. 사각 박스일 때는 특별한 포장 없이 박스에 예쁜 레이스를 보기 좋게 붙여 주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이씨는 귀띔했다.
“상품권을 선물하거나 용돈을 드릴 때도 예쁜 봉투에 넣어 리본이나 레이스로 포장을 해보세요. 한결 정성이 느껴진답니다.”
◎ 사각 박스
선물 전체를 포장지로 감싸는 것보다는 뚜껑에 장식을 하면 쉽게 열어볼 수 있고 재활용도 가능하다.
①레이스를 이용할 때는 올이 풀리지 않도록 레이스 끝부분을 라이터를 이용해 정리한다. 선물 박스 뚜껑에 리본과 레이스를 글루나 양면테이프로 고정한다. 얇은 것을 먼저 붙이고, 두꺼운 것을 그 위에 붙이도록 한다.
②조화로 장식할 때는 먼저 큰 꽃을 붙여 자리를 잡은 다음 주변에 작은 꽃들을 붙인다. 한쪽에는 꽃다발 느낌으로 무더기로 붙이고, 사선 아래는 한두 송이만 붙인 다음 줄기를 이용해 하트 모양을 만들어 위쪽과 아래쪽을 연결해 준다. 아래쪽 꽃 옆에 작은 리본을 3, 4개 달아 준다.
◎ 현금·상품권
①내용물보다 좀 큼직한 봉투와 리본을 준비한다.
②리본을 십자 모양으로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붙인다. 묶는 것보다 붙이는 것이 깔끔하다. ③사용하지 않는 헤어밴드나 헤어핀 등에서 장식품을 떼어 포인트를 주면 훨씬 고급스럽다.
◎ 병
①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예쁜 보자기나 자투리 천, 또는 한지로 병을 감싼다. 여유분이 지나치게 많이 남으면 적당히 잘라낸다.
②리본으로 묶어 준다. 색감은 맞추되 무늬 등이 다른 것으로 2가지 리본을 사용하면 보기 좋다. 이때 깔끔한 느낌을 내려면 병뚜껑 위에서 묶어 마무리해주고, 풍성한 느낌을 원하면 목 부분에서 묶고 위쪽을 살짝 벌려 준다.
③크기가 다른 조화를 준비해 큰 꽃을 가운데에 먼저 글루로 붙여 자리를 잡아준 다음 나머지 종류들을 주위에 하나씩 추가해 가며 붙인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