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 단계적 감축… 얼마나 줄일지엔 이견

입력 2012-01-17 19:05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단계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는 17일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과의 협의 직후 배포한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측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취지에 공감을 표하고 가능한 범위 내 최대한 협력해 나간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피력했다”고 밝혔다.

아인혼 조정관은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김재신 차관보과 만나 “우리를 돕는 모든 파트너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북핵 문제 당사자인 한국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재정부와 지경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실질적인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우방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중한 조정을 거쳐 단계적인 방법으로 이란산 원유수입을 감축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 제재에 반대 입장인 중국조차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거의 50% 가까이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란산 원유수입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관계 부처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감축 폭을 놓고는 상당한 수준의 감축을 희망하는 미국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우리 정부 간에 인식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우리가 석유가 하나도 안 나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하고, 따라서 급격히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를 미국 측에 전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협의에서 이란산 원유의 구체적인 수입 감축량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정부 당국자들이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