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메이커’ 역할 이번에도 빛날까… ‘친노계 좌장’격 이해찬
입력 2012-01-17 18:54
민주통합당 한명숙호(號)가 출범하면서 친노무현계 좌장격인 이해찬 상임고문에게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이 치러지는 올해 이 고문의 ‘킹 메이커’ 역할이 다시 빛을 발할지 관심이기 때문이다.
이 고문은 1997년 대선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보수 정치세력의 취약점을 간파해 공략 포인트를 잡는가 하면, 선거전 슬로건과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11월 대선은 물론 4월 총선까지 그가 밑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 고문과 가까운 한 인사는 17일 “총선, 대선이라는 큰 판을 기획할 수 있는 유일한 당내 인사가 이 고문”이라며 “그가 총선을 기획하고 대선에서 ‘킹 메이커’ 노릇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이달 초 발간된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총선, 대선을 어떻게 치를지 그림은 그려졌다. 핵심은 당 운영”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난 두 달여간 당 지도부 선출 과정은 이 고문의 기획력이 얼마나 탁월한지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열린우리당 해체 이후 뿔뿔이 흩어졌던 친노 세력이 지난해 9월 ‘혁신과통합’을 만든 것도, 구 민주당을 압박해 통합야당을 탄생시킨 일도 모두 그의 전략대로였다는 것이다. 구 민주당 출신 재선의원이 “야권이 이해찬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의 지휘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누구보다 적(敵)이 많아 견제하는 움직임도 상당하다. 우선 손학규 상임고문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자신을 “굴러온 돌”이라고 표현하며 각을 세웠던 이 고문이 대선 행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지원 최고위원으로 대표되는 호남세력도 2007년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486세대 출신 그룹과 시민사회, 노동계 세력 역시 이 고문으로부터 소외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