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들, 호통·반말 비속어 언제까지… “20년간 맞고 살았으니 앞으로 그렇게 살아” 막말도

입력 2012-01-17 18:51

“사건 당사자들이 자리에 나오자 A재판장이 상대방 측 지배인에게 웃으면서 ‘저도 이 금고에서 돈을 좀 빌리고 있습니다. 지점장은 안녕하시지요’라고 말해 공정성에 의심이 갔다.”

“변호인과 피고인이 최후 진술을 할 때 C재판장이 판사석 의자를 돌려 피고인과 변호인을 등지고 앉는 바람에 매우 당황했다.”

“H재판장은 소송당사자에게 ‘20년간 맞고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라’고 말하는 등 고압적으로 호통치고 반말과 비속어를 사용해 난감했다.”

지난해 재판에 참여했던 변호사들이 문제가 있다고 평가한 법관들의 실제 사례다. 이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법관이 법정 언행 및 태도에서 유의할 사항으로 항상 당사자와 대리인 등 소송관계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태도, 편견이나 차별, 모욕으로 느껴질 수 있는 언행을 삼가라고 권고한 것과 배치된다. 반면 소송관계인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충분한 변론과 진술의 기회를 줘 법정구속된 피고인마저 재판결과에 승복한 모범 법관 사례도 있었다.

서울변호사회는 2011년 1∼12월 변호사 395명이 전국 법관 939명에 대해 공정(40점), 품위·친절성(20점), 직무능력(40점) 등 3개 분야로 나눠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전체 법관의 평균점수가 73.9점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상위법관 10위에는 강일원 김창보 조해현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형두 이창형 이승련 정일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강상욱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최창영 수원지법 안양지원 부장판사, 신용호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김형두 부장판사 등 3명은 100점 만점을 받았다.

그러나 서울소재 법원 J판사는 4년 연속 하위평가 법관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고 서울소재 법원 S판사도 2년 연속 하위평가 법관으로 꼽혔다. 서울변회는 이들을 포함한 하위 평가법관 9명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대법원에는 전달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