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4명 연쇄살인범은… 美 이라크 참전 병사

입력 2012-01-16 19:38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에서 발생한 노숙자 4명의 연쇄살인범은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 제대한 해병대 병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들은 연방수사국(FBI)과 경찰이 지난해 제대한 예비역 해병인 멕시코계 이츠코아틀 오캄포(23)를 살인 혐의로 검거해 수사 중이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캄포는 지난 13일 밤 노숙자 존 베리(64)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직후, 현장에서 0.9㎞ 떨어진 곳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경찰은 지난해 12월 20∼30일 동안 오렌지카운티 일대에서 노숙자 3명이 같은 수법으로 살해되자 비상경계 근무 중이었다. 경찰은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오캄포를 추적해 체포했다.

FBI와 경찰은 오캄포가 베리를 살해한 정황과 증거는 확보했으며, 앞서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된 3명의 노숙자도 그의 범행인 것으로 보고 있다.

언론들은 가족과 친구들의 말을 인용, 오캄포가 이라크에서 돌아온 뒤 환청과 환각에 시달렸으며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는 제대 후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하고 주로 컴퓨터 게임으로 시간을 보냈으며, 이라크에서 함께 지내던 전우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더 상태가 나빠졌다. 그는 지난 크리스마스 파티 때 친척들에게 “뭔가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3일에도 이라크 참전 예비역 병사가 북서부 레이니어 국립공원에서 여성 순찰대원에게 총을 난사해 살해하고 눈 덮인 산으로 도망쳤다가 숨진 채 발견됐었다. 5년 전 이라크에서 돌아온 이 예비역 병사도 그동안 정신적 외상에 시달려왔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