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사러 이마트 간다?… 양측 “판매처 다각화”
입력 2012-01-16 19:27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이마트 매장 안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 자동차의 할인점 판매를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신세계는 최근 양측의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 담당 임원급 인사들이 접촉을 갖고 이마트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이마트 내 일부 공간을 빌려 쓰는 ‘숍인숍(shop-in-shop)’ 형태가 유력해 보인다. 전시공간이 부족해 여유가 있는 일부 매장에 전략 차종 1∼2대를 전시하거나 카탈로그 등을 통해 전문판매원들이 영업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극심한 정체 상태인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 판매점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판매처를 다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준비 중이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해외에선 호조를 보였지만 내수에서 각각 전년 대비 3.6%, 1.8% 성장하는 데 그친 데다 올해는 국내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미, 한·유럽연합(EU) FTA 등에 따른 수입차들의 공세도 부담이어서 신세계와의 협력에 적잖은 기대를 하고 있다.
최근 이른바 ‘반값 TV’와 ‘반값 원두커피’를 선보였던 이마트는 자동차를 매장에서 판매할 경우 업계 선도기업의 면모를 굳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특히 자동차 판매에 따른 홍보효과도 적지 않아 이마트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
최근 일부 TV홈쇼핑 등에서 포드, 스바루 등 외산 자동차를 판매하고, 최근 오픈마켓 11번가가 맞춤형 경비행기 판매에 들어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나 대형할인점인 이마트의 특성상 얼마나 파격적인 가격에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