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진 김학인 이사장 4년간 250억 빼돌렸다

입력 2012-01-16 19:15

교비 횡령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인(49·구속)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진) 이사장이 수강료 등 250억원을 수백차례에 걸쳐 잘게 쪼개 빼돌린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윤희식)가 지난 2일 법원에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4년 동안 한예진 및 한국방송아카데미 수강생의 수강료와 교재비 등 250억원을 981차례 횡령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횡령액을 비자금으로 썼으며 일부는 해외 부동산 구입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이사장은 2007년 4월 서울 서대문구 소재 건물 구입에 2억5000만원을 썼고, 2007년 9월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건물 구입에 2억9000만원을 사용했다. 김 이사장은 중국인 2명의 계좌를 이용해 31차례 4억원을 밀반출하는 등 10억원을 해외로 빼돌렸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장학금을 허위로 지급하고 학생 수를 실제보다 줄였던 것으로 파악했다. 공사비 과다 책정 등을 통해 매출은 줄이고 비용을 늘리는 수법을 동원한 사실도 확인했다. 김 이사장은 한예진 수강료 수입을 개인 사업체로 등록된 한국방송아카데미 수입으로 회계 처리한 다음 법인 수입이 없는 것처럼 신고해 세금 56억원도 포탈했다.

검찰은 현역 정치인과 정용욱 전 정책보좌역을 비롯한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에게도 비자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번 주 중 김 이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재산 국외도피 등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