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주민 ‘폐교위기’ 학교 살렸다… 용인 시골학교 ‘두창분교’ 신학기부터 본교 재승격

입력 2012-01-16 19:14


경기도 용인의 시골마을 분교가 본교보다 재학생이 더 많아져 학교로 재승격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경우는 경기도 내에서 처음이다.

용인시 원삼면 두창리 두창분교는 16일 현재 교실 4개 증축공사와 교실 바닥 교체, 급식시설 설치 등의 공사를 벌이고 있다. 방기성(55) 분교장 등 교사 8명도 방학 중인데도 매일 학교에 나와 학부모들과 회의를 하는 등 분주하다. 3월 신학기부터 두창초등학교로 승격되는 데 따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이달 안에 ‘경기도립학교 설치 조례개정안’을 도의회에 제출하고, 조례개정안이 다음 달 도의회 임시회에서 통과되면 두창분교는 학교로 승격된다.

이 학교는 1967년 두창초등학교로 개교했으나 농촌인구 감소로 재학생이 줄어 97년 3월 원삼초교 분교로 편입됐다. 2009년에는 두창리 학생은 20여명밖에 안 돼 면소재지에 있는 본교로 통합될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부임한 방 분교장을 중심으로 교사와 학부모가 힘을 합쳐 시골학교 그대로의 모습을 살리기에 주력했다. 학부모들도 방과후교실에 참여하는 등 변화를 꾀하면서 한두 명씩 전학을 오기 시작해 드디어 100명 선을 넘기게 됐다.

두창분교는 지난해 11월 30일 분교 학생회가 자치규칙을 토의하기 위해 ‘두창다모임’을 열었다. 전교생 99명이 들어갈 수 있게 1학년 교실과 음악실 사이의 가벽을 터서 강당으로 사용했다. 이 강당에서는 12월 19일 ‘책거리 잔치’가 열렸고 1학년 풍물공연, 2학년 뮤지컬, 3학년 합주 등 학년별 장기자랑과 북아트 카드전시 등 방과후학교에서 만든 작품도 전시됐다.

올해 6학년 11명이 졸업하는 대신 1학년 15∼17명이 입학하고, 전학 예정자를 합하면 새 학기 재학생 수는 12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학교는 1∼3학년 재학생이 4∼6학년보다 훨씬 많다. 본교인 원삼초교는 신입생이 7명뿐이어서 전교생은 90여명으로 역전될 형편이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별도의 카페를 운영하면서 마을에 집을 짓거나 전세를 얻기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학부모 1명은 이미 집을 지었고, 주택 14채를 짓는 공사가 차례로 진행되고 있다. 이 마을 일대의 전세도 덩달아 올라 2억원을 호가하는 전셋집이 나오는 등 집을 구하기 어려운 예기치 못한 현상이 나타날 정도다.

방 분교장은 “본교 승격을 계기로 교육여건이 다소 호전되는 만큼 앞으로도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