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센터 25시…명의를 찾아서] (3) 삼성서울병원 삼성암센터

입력 2012-01-16 18:38


초진-검사-결과 하루에 끝낸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사업을 하는 예브게니 쉬필로프(60)씨는 2008년 러시아에서 위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2년 뒤 그 암이 다른 장기, 뼈까지 전이된 사실을 알게 됐다. 쉬필로프씨는 곧바로 한국 방문절차를 밟아 2010년 4월 삼성서울병원 암센터를 찾았다. 그는 그 후 2∼3주 간격으로 13회나 내한, 이곳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2개월 시한부 삶의 전이 암을 이겨낸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신장암 절제 수술과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세포가 뼈까지 옮겨 붙어 더 이상의 치료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은 중국인 왕 찌엔궈(56)씨도 마지막 희망으로 삼성 암센터를 선택했다. 왕씨는 2010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삼성암센터에서 다시 항암치료를 받고 일단 암의 진행을 막은 상태. 왕씨는 요즘 중국에서 주변 암 환자들에게 삼성암센터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삼성암센터(센터장 심영목·흉부외과 교수)가 국내는 물론 해외 암 환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암 전문병원이라는 입소문에 외국 의료진들의 벤치마킹 발길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암 환자를 위한 전용 병동에다 원스톱 의료서비스 및 암종별 협진 시스템을 구축하고 암 환자와 가족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이른바 ‘포괄적 암 치료 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암 치료 역사 새로 쓴다=2008년 1월 총 652병상 규모로 개원한 삼성 암센터는 우리나라 암 치료 역사를 새로 고쳐 쓰고 있다.

암 치료성적에서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의학 선진국의 암 치료율을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위암의 경우 삼성 암센터의 5년 생존율은 65.3%로 미국 26%, 유럽 24.1%에 비해 크게 앞섰으며 일본의 62.1%보다도 높다. 심영목 삼성 암센터장은 “이 뿐만 아니라 최근 급증세를 보이는 갑상선암과 대장암 치료율도 이들 나라보다 앞서고, 폐암 역시 대등한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삼성 암센터에서 수술 및 항암치료를 받은 갑상선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98.5%로, 미국(97.3%)과 일본(92.4%), 유럽(86.5%)에 비해 최소 1% 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장암 환자의 5년 평균 생존율도 70.6%로 미국(65%), 일본(68.9%), 유럽(53.9%)보다 높다. 폐암은 25.6%로 일본(25.6%)과 대등한 수준이다. 간암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 암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 중 33.6%가 5년 이상 생존하는 반면 일본은 23.1%, 미국은 13.8%에 그치고 있다는 것.

◇원스톱 서비스로 암 치료기간 단축=삼성 암센터의 이 같은 암 치료율은 방문 당일 진료와 검사까지 끝내는 원스톱 서비스와 포괄적 암 치료 시스템이 일군 성과물이다.

원스톱 서비스의 핵심은 당일 진료-당일 검사이다. 암종에 따라 특화돼 있는 각 센터별로 운영간호사, 설명간호사, 코디네이터 등의 전문 간호사를 각각 배치하고 초진 암 환자의 대부분이 진료 당일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

여기에는 PET-CT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제외한 위내시경, 유방초음파, 복부초음파, CT, MRI, 갑상선초음파, 혈액검사 등 거의 모든 암 검사가 포함된다. 다만 PET-CT는 수요가 많아 당일 또는 다음날에 실시하고, 대장내시경은 깨끗이 관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로 검사일정을 잡도록 하고 있다. 심 센터장은 “원스톱 서비스로 인해 기존 초진-검사-검사결과 상담까지 3∼4주 걸리던 대기시간이 24시간 이내로 단축됐고, 수술 등 치료일정도 그만큼 앞당겨지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 암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협진 콘퍼런스(회의)가 수시로 열린다는 점. 삼성 암센터는 기존 내과, 외과와 같이 진료과목 중심의 단독진료체제에서 벗어나 위암센터, 간암센터, 대장암센터 등 암종별 특화 센터 개념으로 외래진료실과 입원실을 한 구역으로 몰아 놨다. 최선의 암 진료 및 치료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수시로 협의 및 협진이 필요한 내·외과 교수들이 각 센터별로 쉽게 머리를 맞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내 첫 요가, 외모관리 서비스 큰 호응=삼성 암센터는 40여종의 다양한 암 환자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연평균 740여회의 교육을 통해 암 환자들의 치료 효과는 물론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 교육 프로그램은 대부분 무료로 진행된다. 요가, 외모관리 등과 같이 암 치료 중 또는 치료 후 생활에 정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좌와 피로관리, 부종관리, 통증관리, 영양관리, 스트레스 관리 방법 및 가족 간 대화법 등 정보전달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심영목 센터장은

△1954년생(서울) △서울대 의대 졸업(1979) △한국원자력병원 흉부외과 과장(1987∼1994) △서울대 의대 의학박사(1994)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및 폐·식도외과 전문의(1994∼현재) △성균관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2002∼현재) △미국 MD앤더슨(1991) 및 노스캐롤라이나대병원(1999) 방문 교수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2007∼현재) △제3회 암 예방의 날 국민포장(2010)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2004∼현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