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이웃사랑 실천 ‘봉사 대부’… 충주서 건축자재상 운영 이진용씨
입력 2012-01-15 19:36
“내 상황이 안 좋았을 때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진정한 이웃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북 충주시 호암동에서 건축 자재상을 하는 이진용(61)씨는 30여년째 어려운 이웃들과 인연을 맺어온 ‘봉사 대부’로 통한다.
이씨는 설을 앞둔 지난 10일 충주 시내 저소득층 주민을 위해 연수동 등 4개 주민센터에 쌀 1t씩 모두 4t(10㎏짜리 400포대·시가 1000만원)을 보냈다. 그는 36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웃을 위해 성금과 성품을 전달하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6남매 중 넷째인 이씨는 고교 졸업 후 매형이 운영하는 건재상에 일했다. 이씨의 선행은 1976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여름 제천시 한수면 송계초등학교(현 한송초중학교)에 건축자재를 배달하러 갔을 때 국내 재벌들이 이 학교 방문 기념으로 피아노와 학용품을 기증한 것을 본 게 계기가 됐다. 이씨는 당시 모아둔 2년반치 월급 2000여만원으로 학교 담을 설치하고 학생들이 1년간 쓸 학용품을 지원했다.
그 뒤 78년 봉방동에 건재상을 차려 독립한 그는 성실하게 일해 제법 돈을 벌었다. 하지만 81년 여름 가뭄이 극심했던 제천시에 성금 2300만원을 내고 충주로 돌아오는 길에 그가 교통사고를 당해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면서 사업은 망했다. 이씨는 탄광과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며 월 50만원 벌이로 단칸 셋방에 네 식구가 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년간 매달 20만원씩을 시와 동사무소에 맡기기도 했다.
이씨는 “사업하는 사람이 사업하는 데 필요한 돈만 있으면 그뿐 그 이상의 돈은 필요치 않다”며 “형편 되는 대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