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전교조 출신 서울 첫 교장 내부형 공모 선출 1년 만에 발령받았다
입력 2012-01-15 22:03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서울 중·고교에서 처음으로 평교사·전교조 출신 교장이 탄생했다. 지난해 내부형 공모를 거쳐 영림중 교장후보로 선출된 박수찬(56) 교사가 16일 교장 임명장을 받는다. 박 교사가 임명장을 받기까지는 1년 정도가 걸렸다.
지난해 1월 내부형 교장 공모에 지원했지만 지난해 2월 말과 7월 말 각각 절차상의 문제, 민주노동당 불법후원금 사건으로 임용제청이 거부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민노당 후원금 사건으로 기소된 박 교사가 벌금 20만원을 선고받아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결론이 난 후에야 임기 3년 1개월의 교장으로 정식 발령을 냈다. 박 교사는 “지난 13일 교장 임명 소식을 들었다”며 “임용제청 거부로 고생은 했지만 학교 구성원의 변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영림중은 지난해 3월부터 교장직이 공백 상태였고 교감이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학교운영 파행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와 항의가 끊이질 않았지만 계속 교장 임용제청이 거부됐다. 이에 영림중 교사와 학부모들은 7월 말부터 최근까지 교과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왔다.
박 교사는 “단위 학교가 교장을 선출해 학교자치를 실현하려고 할 때 교과부가 좀 더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다양한 교장제도를 통해 많은 학교가 개성과 변화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교사 출신 교장의 강점에 대해서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소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수년간 혁신학교인 한울중에서 생활지도부장을 맡았던 박 교사는 16일 영림중으로 첫 출근한다.
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