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의, 평화, 공정의 드럼메이저였다’… 킹 목사 조형물에 새겨진 문구 수정된다
입력 2012-01-15 19:37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기념하는 워싱턴DC 기념관의 조형물 문구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켄 살라자르 내무장관이 문제가 된 문구를 수정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문구는 내셔널몰에 설치된 9m 높이의 화강암 조형물 측면에 새겨져 있는데 “나는 정의, 평화, 공정의 드럼메이저(군악대 지휘관·drum major)였다”는 내용이다.
이 문구는 킹 목사가 과거 연설을 통해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행진할 때 잘난 척하는 군악대 지휘관에 빗대 ‘드럼메이저’라고 비판하면서 “나도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면 나는 정의의 드럼메이저, 평화의 드럼메이저, 공정의 드럼메이저였다”고 말한 것을 축약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킹 목사 조형물이 공개된 후 WP의 칼럼니스트 레이철 맨터펠이 이 문구에 대해 킹 목사를 잘난 척하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살라자르 장관은 킹 목사의 탄생일(1월 15일)을 하루 앞둔 이날 “킹 목사와 그의 조형물은 미국에서 영원한 존재이기 때문에 실수를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며 문구 수정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립공원관리청(NPS)에 기념관 설립재단, 킹 목사 가족 등과 논의한 뒤 30일 이내에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