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전당대회, 유례없는 시민참여 경선… 3만여명 운집 ‘흥행’
입력 2012-01-15 19:23
민주통합당 전당대회가 열린 1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대회장은 이른 아침부터 지지자들이 몰려와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지난달 예비경선의 돈 봉투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열기가 가라앉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3만여명이 운집해 대흥행을 기록했다.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출입문 앞에는 지지후보를 상징하는 색깔의 목도리와 모자 등을 쓴 운동원들이 ‘9인 9색’의 응원전을 펼쳐 북새통을 이뤘다.
한명숙 후보 지지자들은 ‘2012 한명숙 총리와 함께’ ‘이기고 싶다면’ 이란 연두색 장식의 피켓을 들고 나와 지지를 호소했고 핑크색으로 통일한 박영선 후보 측은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강래 후보 측은 초록색 모자와 목도리를 착용했고 김부겸 후보의 20대 지지자들은 주황색 후드티를 입고 나와 응원전을 펼쳤다.
박지원 후보 측은 원내대표 경험 등을 앞세운 ‘검증된 리더십, 준비된 당 대표’로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고 이인영 후보 측은 빨간색 목도리를 둘러 젊은 대표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반면 일부 후보들은 ‘시민’ 용어를 적극 활용해 시민 대표임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YMCA 사무처장을 지낸 이학영 후보는 ‘시민이 만드는 첫 번째 당 대표’를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고 보라색 모자에 보라색 풍선을 들고 나온 문성근 후보 측은 ‘시민이여! 정당을 점령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후보들은 정견발표에서 저마다 당 대표의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지지를 당부했다. 한명숙 후보는 “원내 제1당을 만들어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부패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밝혔고 이인영 후보는 “비정규직 철폐 등으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의 대통령을 만드는 게 소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박영선 후보는 “누가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을 할 수 있을지 토론을 하자”고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를, 문성근 후보는 ‘MB탄핵’을 주장했다.
앞서 원혜영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정당 사상 최초로 시민들이 직접 뽑은 대표·최고위원과 함께 4월 총선, 12월 대선 승리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자”고 말했고 이용선 공동대표는 “특권과 반칙이 난무한 이명박 정권을 올해 두 번의 선거에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전 행사로 대북타고 공연 및 사물놀이와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를 비판하는 5분짜리 동영상이 상영돼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동영상은 BBK의혹과 내곡동 사저문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디도스 사건 등에 대한 방송뉴스 자료 화면 등으로 만들어졌다. 전당대회에는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한편 오종식 대변인은 “전체 당원·시민 선거인단 76만5719명 중에서 51만3214명이 투표해 6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대한민국 정치역사상 유례없는 ‘시민참여 경선’”이라고 말했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