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리, 영국측에 “쿠데타 발생하면 現정부 지지해 달라”
입력 2012-01-15 19:11
이른바 ‘메모 게이트’로 군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파키스탄 정부의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가 최근 영국 측에 전화를 걸어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면 자국 정부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AP통신은 13일 파키스탄 관리들의 말을 인용, 길라니 총리가 수일 전 파키스탄 대사를 지냈던 애덤 톰슨 영국 고등판무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측근인 당시 주미대사 후사인 하카니를 통해 군부 쿠데타를 막아 달라고 요청하는 메모를 미국 측에 건넸다는 메모 게이트가 지난해 말 불거져 대법원이 대통령과 총리에게 조사에 응하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파키스탄 한 관리는 이 같은 전화 요청은 파키스탄 정부 최고위층들 사이에 군부 쿠데타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존재하고 있으며 최소한 군부가 민간 정부를 넘어뜨리도록 대법원을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국 정부가 실제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길라니 총리와 영국 측은 보도내용을 반박했다. 길라니 총리 측은 “이 문제와 관련해 영국 고등판무관과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이 문제와 연관된 전화 통화는 없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보도내용에 관해 언급을 삼갔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