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라운지-김명호] 보수적 기독지도자 “샌토럼 지지”

입력 2012-01-15 19:11

미국 내 보수 기독교가 이번 공화당 대통령 후보경선에 얼마큼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보수적인 기독교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대규모 회합을 갖고 대선 후보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을 지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보수적 기독교 지도자 150여명은 14일(현지시간) 휴스턴에서 모임을 갖고 토론 끝에 샌토럼을 공화당 대표선수로 뽑자는 결론을 내렸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고, 세 번째인 사우스 캐롤라이나(21일)에서도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뒤집어보자는 것이다. 모임에서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를 내세우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샌토럼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가 낙태와 동성애를 가장 강력히 반대해왔고, 보수적인 정책을 시종일관 지지해왔다는 점이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의 마음을 끈 것이다. 미 언론들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지지 후보를 놓고 의견이 갈려있어 이번 모임에서 명확한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는 예상을 했었다. 가톨릭 신자인 샌토럼은 이들의 ‘낙점’을 받기 위해 그동안 무척 노력해왔다.

그러나 단 한 번에 샌토럼으로 결론이 난 것은 그가 가장 훌륭한 보수적 정치 성향과 경제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평가됐다. 게다가 보수층으로부터 ‘보수적 정체성’을 의심받는 롬니의 대세론이 의외로 초반부터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빠르게 결론을 내린 요인이다. 이 모임의 대변인격인 토니 퍼킨스는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백악관으로 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부터 샌토럼으로 모아지는 지지세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선거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유권자들 중 자신을 보수적인 기독교 복음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60%나 됐다.

미국 내 일부 여론은 보수 기독교가 종교의 편을 가르고, 너무 정치에 참여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퍼킨스는 “롬니가 모르몬교 신자라는 것은 전혀 토론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은 2008년 대선 경선 때 공화당 후보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밀었으나 실패했었다. 이번에 보수 대표를 뽑는 데 이들의 영향력이 얼마만큼 먹혀들지 관심이다.

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