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신용 무더기 강등] 안그래도 지지율 밀리는데… 사르코지 재선가도 적신호
입력 2012-01-15 18:58
프랑스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국가 신용등급을 내리자 국가 경제와 향후 대선 국면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정부 여당은 대선 1차 투표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표심 향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4월 22일로 예정된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프랑스 정부 여당은 신용등급 강등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책임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나섰으나 야권에서는 사르코지의 책임이라고 몰아세웠다. 프랑수아 바루앵 재무장관은 “현 채무위기는 유럽의 문제이지 프랑스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따라서 AAA 등급 상실이 대통령의 책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야당인 사회당의 대선후보인 프랑수아 올랑드 측은 “사르코지 대통령은 신용등급 강등을 대선 전략의 하나로 구사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사르코지에게 직접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이 문제를 이슈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사회당 사무총장 마르트네 오브리는 “신용등급 강등은 2007년 이후 추진된 정책의 실패를 말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럼에도 사르코지는 여전히 대통령 자리에 머무를 것”이라고 비난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NF)의 장마리 르펜 후보는 “프랑스 등급 강등은 유로존 붕괴의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신용등급 강등이 차입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경우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정 긴축 드라이브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신용등급 하락 악재 외에도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사르코지의 재선 가도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9일과 12일 사이 실시된 프랑스 주간지 파리마치의 1차 여론조사 결과 사회당 후보 올랑드가 27%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고수한 가운데 2위 사르코지가 23.5%로 3위 르펜의 21.5%에 간발의 차로 앞선 상태다. 양자 대결을 기준으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지지율 57%인 올랑드가 사르코지(43%)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이슬람’을 내세우며 프랑스인의 단합을 호소, 최근 다시 프랑스인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르펜 역시 사르코지의 재선에 위협적인 존재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