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마잉주 재선] 마잉주, ‘작은 형’ 별칭 부드러운 이미지-저우메이칭, 검소한 복장 즐겨
입력 2012-01-15 18:44
“입 맞춰, 입 맞춰.”
14일 오후 8시15분쯤 마잉주 총통 당선자가 부인 저우메이칭(周美靑·59)과 함께 타이베이 국민당 중앙당사 앞에 마련된 연단에 올라 승리를 선언했다. 빗속에서 그의 즉석연설을 듣던 지지자들은 감격에 겨워 이처럼 외쳤다. 저우 여사는 선거기간 마 후보 쪽으로 표를 가져오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훤칠한 키(178㎝)에 영화배우 못지않은 얼굴의 마잉주 총통은 작은 형이라는 뜻으로 ‘샤오마거(少馬哥)’라고 불릴 만큼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졌다. 그가 하버드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따고 1981년 귀국한 뒤 순조로운 정치 역정을 걸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귀국 직후 처음에는 총통부 제1국 부국장을 지냈고 쩡즈(政治)대학 법학과 교수도 맡았다. 그 뒤 82년 장징궈(蔣經國) 당시 총통의 영어 통역 비서로 활동하면서 정계에 발을 디뎠다.
93년에는 42세의 젊은 나이로 리덩후이(李登輝) 정부에서 법무부장(장관)에 발탁됐다. 98년에는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천수이볜(陳水扁) 당시 시장을 누르고 당선되면서 정치적 바람을 일으킨 뒤 시장직을 연임했다.
그는 2008년 총통 선거에 나서 천 전 총통의 부패 문제로 곤경에 처한 민진당 셰창팅(謝長廷)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꺾고 당선됐다. 그는 홍콩 주룽반도에서 태어난 뒤 이듬해 대만으로 이주했다. 국립 대만대 법대를 졸업했고 74년 국민당 중산(中山) 장학금으로 유학 갔다.
미국 유학 중 결혼한 부인 저우메이칭(뉴욕대 법학석사) 역시 홍콩에서 태어났다. 저우 여사의 아버지는 해운업계에서 유명했던 인물. 이번 선거 종반에 저우 여사는 민진당 텃밭인 남부 지방에서 크게 활약했다.
이에 대해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는 한 칼럼에서 “마잉주는 저우메이칭에게 무릎 꿇고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그는 평소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대신 공익활동에 주로 나서는 편이었다. 서민적이어서 청바지 등 검소한 복장을 좋아한다. 남편과의 사이에 두 딸을 뒀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