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해결 대안교육으로 떠오르는 가정 중심의 인성교육 '쉐마교육'
입력 2012-01-15 17:45
학교폭력, 왕따 문제가 한국사회의 심각한 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가정 중심의 인성교육이 학교폭력을 종식시킬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본보는 교육현장의 병폐를 바로잡고 신앙전수를 위해 부모가 직접 나서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교회 교육 현장을 탐방했다.
지난 14일 오후 4시50분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과천약수교회. 2층 비전홀에 들어서자 부모와 자녀들이 테이블 29개에 옹기종기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무표정한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한 40대 가장,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 딸과 한자리에 앉은 중년 여성, 초등학생 딸 2명을 데리고 온 젊은 엄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성경책을 꺼내놓고 있었다. 이 교회가 매주 토요일 운영하는 쉐마 학당이다.
이날 쉐마 학당의 주제는 ‘탐심을 물리쳐라’였다. 청소년용, 어린이용 교재가 배포도고 오후 5시가 되자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주제설명을 해 달라’는 방송이 나왔다. 그때부터 부모들은 옆 테이블에 아랑곳 않고 자녀들에게 탐심의 뜻을 정성껏 설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엄마들은 자녀에게 동화 읽어주듯 성우처럼 억양을 섞었다.
고등학교 3학년에 진학하는 현우(19)군과 함께 참석한 권대숙(48·여)씨는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가치관이 형성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 않겠냐”면서 “그 이유 때문에 교통체증을 무릅쓰고 서울에서부터 달려왔다”고 말했다.
속닥속닥.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대화의 주제는 금세 성경본문에서 생활 속 이야기로 전환됐다. “아들! 돈에 대한 탐심 때문에 잘못된 경험을 한 적이 있니?” “초등학교 때 장난감을 사고 싶어서 아빠 몰래 저금통을 깬 적 있어요.” “엄마는 학교성적도 잘 나오고 하는 일마다 잘될 때 내가 정말 잘나서 그런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 넌 어때?”
이처럼 친밀한 대화는 부모세대의 지혜와 성경적 삶의 원칙 전수로 이어진다. 최예주(18) 양은 “학교에서 발생했던 문제를 엄마한테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엄마와 소통해가면서 지혜를 얻을 수 있어 유익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조찬희(18)군은 “아버지가 밤늦게 들어오시기 때문에 대화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면서 “이곳에 와서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친구들과 있었던 이야기, 기분 좋지 않았던 기억 등을 이야기하고 그러면 속이 후련 해진다”고 귀띔했다.
사실 쉐마 학당을 진행하면서 유익을 얻는 쪽은 부모다. 정은경(37·여)씨는 “7살짜리 딸로부터 ‘예수님을 시험한 사탄도 모든 것을 만드신 하나님이 만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상당히 놀란 적이 있다”면서 “충실한 교육을 위해 1주일 전부터 교재를 받아 꼼꼼히 준비하고 목사님께 자문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국(45) 씨도 “처음엔 교회에 와서 대화를 해봤자 얼마나 하겠나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참여할수록 대화의 관성이 붙고 내공이 쌓여간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진지한 대화 속에 아버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해 했다. 황선숙(46·여) 씨는 “예전엔 세상 욕심에 따라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나와 직장에 들어가는 데 성공이라고 생각했었다”면서 “쉐마학당에 참여하면서 주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 진짜 성공적인 삶이라는 쪽으로 가치관이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쉐마 학당은 부모가 칭찬하면서 자녀를 껴안아주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과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