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에 감기약 주는 軍… 2011년 2월 고열 훈련병 14시간 방치하다 사망
입력 2012-01-13 19:10
지난해 2월 논산훈련소에서 군의관이 폐렴 증세를 보이는 훈련병에게 해열제만 처방해 이 훈련병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시점이 같은 훈련소의 뇌수막염 환자가 잘못된 처방을 받아 사망한 4월 이전이어서 군이 질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육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9일 오전 3시쯤 논산훈련소 26교육연대 소속 이모(당시 21세) 훈련병이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폐렴에 따른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으로 치료를 받다 숨졌다. 이 훈련병은 전날 새벽 2시45분쯤 30㎞ 완전군장 행군을 마치고 잠에 들었고, 오전 5시30분 고열로 신음하자 불침번이 발견해 의무실로 옮겼다. 체온이 37.8도였던 이 훈련병은 오전 8시30분쯤 39.7도로 오르자 훈련소 지구병원으로 후송됐다.
군의관은 흉부 CT촬영을 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단순 감기로 판단, 해열제와 진통제만 처방한 뒤 소속대 의무실로 이 훈련병을 복귀시켰다. 하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두 번째 진료를 받았고 군의관은 또 해열제만 투약했다. 이 훈련병은 오후 7시40분쯤 호흡곤란과 저혈압 증세를 보이다 쓰러졌다. 그제야 훈련소는 오후 8시11분쯤 인근 민간병원으로 후송했다.
이 병원은 대학병원으로 보냈지만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이 훈련병은 이튿날 오전 2시35분 숨을 거뒀다. 군은 최초 증상이 발견됐을 때부터 14시간 넘게 단순 감기라며 해열제만 준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군으로서는 최선을 다했고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