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도 ‘다단계 학교폭력’… 중학생 2년간 2천만원 갈취

입력 2012-01-13 19:15

제주시의 한 중학교 학생 40여명이 2년간 선배들에게 수천만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대 졸업생들이 후배 고교생과 중학생들을 상대로 피라미드식 상납 체계를 유지하며 금품을 뜯어 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3일 제주시 모 중학교 학생들과 선배들을 대상으로 한 피라미드식 금품 갈취 사건을 수사해 행위의 상당부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품을 뺏는 과정에서 폭력도 있었다.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중학교 3학년생 5명, 고등학생 6∼7명, 20대 졸업생 8명 등 19∼20명 중 혐의가 뚜렷한 사람들을 형사입건해 설 전후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중학생 40여명은 2010년 3월 중학교 입학한 뒤부터 지난해 말 2학년을 마칠 때까지 선배들에게 돈을 빼앗겨 왔다. 이들은 1인당 500∼2000원씩 상납했고, 2년간 빼앗긴 돈은 2000여만원에 달했다.

이들로부터 돈을 뺏은 3학년생들은 인근 지역 고등학교에 다니는 고교생 6∼7명에게 이를 상납했고, 이들 고교생은 다시 20대 졸업생들에게 상납하는 금품 갈취 구조였다. 가해학생인 고교생 A군(18)은 경찰에서 “후배들에게 빼앗은 돈 일부를 20대 형들이 가져갔다”고 말했다. 따라서 경찰은 20대 졸업생들이 무리 지어 다니며 후배들에게 상납액을 정해주면 이를 하도급 주는 단계적인 피라미드식 금품 갈취와 상납이 지속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