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직전까지 담배 못끊어… ‘흡연자=바보’ 비난하다 뇌졸중 호전에 다시 피운듯

입력 2012-01-13 19:48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 직전까지도 담배를 끊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사망 직전 사진들을 분석해보면 이 같은 정황이 잘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의 인민군 공군연합부대 훈련지도와 12월 인민군 군무자 예술축전 참관 사진 등에는 김 위원장 앞에 항상 재떨이가 놓여 있는 장면이 포착된다. 재떨이는 그의 앞 1인용 탁자의 오른쪽에 놓여 있는데 뇌졸중 이후 왼손을 사용하지 못한 김 위원장을 배려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김 위원장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골초’로 알려졌지만 2001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끊었다고 밝혔다. 2007년 2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그가 흡연자, 음치, 컴맹을 ‘21세기 3대 바보’로 거론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김 위원장이 언제부터 담배를 다시 피웠는지는 명확지 않지만 뇌졸중에서 어느 정도 회복되자 다시 술과 담배에 손을 대기 시작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009년 2월 회령대성담배공장을 시찰하던 김 위원장이 담배연기를 내뿜거나 담배를 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80∼90년대에는 영국제 담배인 ‘로스만’ ‘던힐’을 많이 피웠지만 근년 들어서는 미국산 ‘말보로’ 등을 피운 것으로 보인다. 의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사망원인이 북한당국이 밝힌 대로 ‘심근경색’이라면 흡연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조선중앙TV에 미모의 20대 여성 아나운서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아나운서는 김정일 시대를 대표하던 이춘희 아나운서(69)의 강한 웅변가형 말투가 아니라 차분한 낭독형 말투를 선보였다. 이 여성 아나운서 등장이 북한 방송계에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시대에 새 희망을 줄 수 있는 ‘입’이 필요했고 젊은 지도자의 이미지 전달을 위해 젊고 참신한 아나운서를 기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스위스시계산업연합 발표를 인용, 북한이 지난해 수입한 스위스제 시계가 599개(7만3000여 달러)로 전년보다 50%나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