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방뇨’ 불구… “美-탈레반 평화협상 영향없다”
입력 2012-01-13 18:59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은 미국 해병대원들이 탈레반 병사의 시신에 소변을 보는 동영상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 동영상이 미국과의 평화 회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군 병사들의 행위는 그야말로 비인간적이고 강하게 비난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10년간 계속된 전쟁을 끝내려고 미국과 협상하는 탈레반은 최근 인터넷에 공개된 동영상에 대해 “인간으로서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자비훌라 무자헤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동영상 파문이 미국과의 평화 협상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미군이 아프간에서 순차적으로 철수하며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하는 시점에 벌어졌다. 최근 탈레반은 미국과 교섭할 수 있는 연락 사무소를 카타르에 개설하기로 했고, 미국은 아프간 포로를 석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이날 동영상 파문 속에서도 일제히 “카르자이 대통령만 승낙하면 수 주 내에 미·탈레반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방부는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이 “매우 개탄스럽다”면서 즉각 조사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패네타 장관은 해병대와 아프간 주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제안보지원군(ISAF)에 사건 조사를 명령했다.
한편 동영상에 나온 미 해병의 소속 부대와 신원이 일부 드러났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해병대 관계자는 해병대원 4명이 3대대 2연대 소속이며 이들 가운데 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부대는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아프간에서 복무했으며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기지로 복귀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동영상은 아프간과 중동 전역에서 반미 감정에 기름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