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이’ 초박빙 1월 14일 밤 결판난다… 대만 총통 선거
입력 2012-01-13 18:58
“난 졸업하자마자 실업 상태에 빠지고 싶지는 않아요.” 대만 문화대학 광고학과 3학년인 린위쥔(林瑜均)양은 청년층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 갔을 때 ‘대륙에서 온 여자는 한 근에 얼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후난(湖南)성 웨양(岳陽)시에서 대만으로 시집온 덩위리(鄧羽利)씨는 대만에서 괄시받지 않고 살기 위해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14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처음으로 선거권을 갖게 된 사람 수는 77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전체 유권자 1809만명 가운데 4%에 달한다. 이들이 이번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 후보와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 간 득표 차가 이 범위 이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처음 투표하는 사람들 중에는 20대 청년층이 제일 많다. 이들은 무엇보다 졸업 후 취업 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다. 또 대륙에서 대만으로 시집온 여자는 30만명(대만중화부녀당 집계)으로 이들 가운데 올해부터 투표권을 갖게 된 사람은 10만명에 가깝다.
‘란·뤼(藍·綠, 각각 국민당과 민진당을 상징)’ 진영은 선거 하루 전인 13일 서로 적진에서 유세전을 펼쳤다. 마 후보는 전통적인 민진당 텃밭인 가오슝(高雄)에서 지지를 호소했고 차이 후보는 수도 타이베이에서 남부 출신 유권자들을 향해 ‘귀향 투표’를 독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북부와 남부에서 국민당과 민진당이 각각 강세를 보이는 표심이 재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란·뤼 진영은 서로 승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판세는 박빙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유권자와 함께 부동층이 많은 중부지역에서 얼마나 득표력을 보이느냐에 결과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타이상(臺商·중국 진출 대만 기업인) 20만명이 귀국해 투표 행렬에 가담하는 것은 마 후보에게 상당한 힘이 되고 있다. 중국 진출 기업들은 이런 점을 의식, 전세기까지 동원해 직원들에게 고국에서 투표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투표율을 75∼80%로 봤을 때 690만표가량을 얻으면 당선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입법위원 113명 전원(지역구 79석, 비례대표 34석)을 새로 뽑는다.
총통 선거 결과는 지난 2008년 선거 당시 오후 7시 무렵에 나왔던 것처럼 14일 초저녁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