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치범 추가 석방… 잇단 민주화 조치로 ‘서방제재 벗기’ 안간힘

입력 2012-01-13 18:58

국가 민주화에 나서고 있는 미얀마가 정치범들을 추가 석방하는 등 서방의 제재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AP통신이 미얀마 현지 언론을 인용, 13일 보도했다.

미얀마 국영 라디오 방송은 이날부터 전국 각지의 교도소에서 651명이 특별 사면돼 석방된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정부는 특별 사면 대상자를 정확하게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석방된 죄수들이 국가건설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정치범들과 소수민족 지도자들이 상당수 포함됐음을 시사했다. 주요 대상자 중에는 1988년 민주화시위를 주도했던 전설적 학생시위 주도자 민코나잉과 ‘민주화를 위한 샨 국가연맹’ 의장이었던 소수민족 샨족(族) 지도자 쿤툰오 등도 포함됐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3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6656명을 특별 사면했으나 정치범은 13명만 포함시켜 국제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았다. 인권단체인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는 미얀마 당국이 지난 7개월 동안 수차례에 걸쳐 정치범 347명을 석방했으나 아직도 1000여명의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가 밝히지 않아 정확한 수는 인권단체들마다 차이가 난다.

미얀마 민간 정부 초대 수반인 테인 세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래 정치범 일부 석방, 야당 탄압조치 완화 등 민주화 조치들을 잇따라 취하고 있으나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지는 않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최근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대화를 시작했고, 지난 목요일에는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소수민족 반군 카렌족과의 무장 투쟁을 중단하는 평화 협상을 체결하는 등 서방에 화해의 손짓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미얀마가 여전히 많은 정치범들을 수감하는 등 인권을 탄압하고 있으며 현재의 민간 정부가 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고 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