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비판서 낸 中 위제, 가족과 美로 망명

입력 2012-01-13 18:41

2010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비판하는 책을 냈던 중국 작가 위제(余杰·38)가 가족과 함께 사실상 미국으로 망명했다. 친구인 장보리 목사는 위제가 부인, 세 살 된 아들과 함께 지난 11일 밤 미국 워싱턴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위제는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보낸 이메일에서 당국의 경고를 받고서 신변에 두려움을 느꼈다면서 점점 커지는 중국 당국의 압박을 견딜 수 없어 미국행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았다”면서 지난 2010년 12월 9일 구금됐을 당시 의식을 잃을 때까지 경찰이 자신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위제가 구금된 날은 그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던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의 시상식 전날로, 위제는 류샤오보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또 당국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에 대해 글을 쓰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위제는 그러나 “나는 그 책(원자바오 총리 비판서)을 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내게 일어난 일은 원 총리에 대한 내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위제는 2010년 홍콩에서 출간한 ‘중국 최고의 연기자, 원자바오(中國影帝, 溫家寶)’라는 책을 통해 원 총리를 ‘정치조작에 능한 중국 최고의 연기자’로 비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