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찰의 조직폭력 비호 의혹 철저히 밝혀라
입력 2012-01-13 18:11
경찰이 조직폭력배 양은이파 재건조직이 운영한 풀살롱에 대한 고발을 접수하고도 오히려 업소를 감싸고 도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풀살롱은 한 건물에 룸살롱과 성매매모텔을 동시에 차려 술과 성을 접대하는 곳으로 주로 강남에 집중돼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시 산하 성매매피해여성지원단체가 고발한 풀살롱 ‘드림걸스’ 수사를 차일피일 미루다 고발 취하를 종용하기까지 했다.
드림걸스는 양은이파가 강남 일대에 운영하는 4곳의 풀살롱 가운데 하나로 홈페이지에 성매매 가격과 여성의 나체 사진까지 버젓이 게재했다. 심지어 첨단 소통 매체인 트위터와 인터넷 카페까지 이용해 성매매를 홍보했다. 조직운영 자금을 모으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이다.
경찰이 유흥업소와 결탁해 단속정보를 미리 빼주며 악어새와 악어 같은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유흥업소가 밀집된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는 경찰관 사이에서도 노른자위자리로 소문 나 진입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그만큼 경찰과 업소주인의 유착관계가 심하다고 알려져 수년 전 경찰 수뇌부는 이 지역의 수사경찰관 모두를 교체하는 충격요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강남경찰서는 드림걸스 고발이 접수된 지난해 10월부터 아무 조치도 없이 허송세월하다 2개월이 지난 이달 초에야 고발인 조사를 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지난해 12월 초에는 담당 경찰관이 3일 동안 이 단체에 전화를 걸어 고발취하를 종용했다는 사실이다. 국민을 위한 경찰인지 조폭을 위한 경찰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최근 경찰은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민생침해 사범 척결에 매진하고 있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학교폭력 사건도 여러 건 적발해 학부모들의 기대를 모으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이번 일이 발생해 경찰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경찰 수뇌부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반드시 문책하기 바란다. 그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