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맨발 투혼’ 골프 클럽·서울올림픽 개막식 굴렁쇠 등 영구보존 위해 근대문화재로 등록한다

입력 2012-01-12 19:29

1998년 7월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박세리는 맨발 투혼을 통해 극적인 우승을 거두며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우승 당시 박세리가 사용한 골프 클럽을 비롯해 88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여덟 살의 윤태웅군이 굴렸던 굴렁쇠,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한국 응원단이 사용한 대형 태극기,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가 당시 신었던 스케이트 등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김찬 문화재청장은 12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적 관심을 불러 모은 물건 등을 근대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해 ‘예비문화재 인증 제도’를 올해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근대문화재는 원래 50년이 지나야 등록 대상이 되지만 자칫 사라지기 쉬운 미래의 문화유산을 미리 확보해 영구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휴대전화 자동차 화장품 의약품 등 근·현대 산업기술 분야 최초의 국산품, 현대 건축가의 건축물, 각종 국제경기대회 우승 관련 유물, 한글분야 관련 유물, 문화 전파력이 우수한 분야의 작품이나 유물 중에서 상징성이 큰 것을 우선 예비문화재로 인증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예비문화재 인증 대상과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중국이 지난해 ‘아리랑’ ‘씨름’ ‘그네뛰기’ 등을 국가대표목록으로 발표한 것에 대비해 무형문화재 보존 육성을 골자로 하는 ‘무형문화유산 보전 및 진흥을 위한 법률’(가칭)을 제정키로 했다. 이에 따르면 기·예능 위주인 무형유산 범위가 확대돼 한의학이나 농경·어로 등에 관한 전통지식도 포함된다.

또 장인들의 작품을 국가에서 구입해 해외 주재 대사관이나 문화원 등에 대여할 수 있도록 ‘전통공예은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는 ‘미술은행’처럼 작품 수요 증대로 이어져 어렵게 작업하는 장인들에게 커다란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