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 1호기 27개월간 정비했는데도… ‘수명연장’ 안전성 의문
입력 2012-01-12 21:47
냉각재 펌프의 온도감지장치 오작동으로 12일 가동이 중단된 월성 원전 1호기는 수명연장을 놓고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월성 1호기는 올해 11월 설계수명 30년을 채우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10년간 가동을 연장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2009년 4월부터 월성 1호기의 압력관과 제어용 전산기를 교체하고 일본 원전사고 후에는 전원이 필요 없는 수소제어설비를 설치한 뒤 지난해 7월 재가동에 들어갔다.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 1호기는 오는 11월 설계수명이 다하면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을 얻어 연장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월성 1호기와 같은 중수로인 캐나다도 40년 이상씩 가동하는 원전이 많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월성 1호기 고장도 단순히 온도감지장치 오작동에 따른 것으로 방사능 유출이나 원전의 안전성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경주핵안전연대 등 경주지역 환경단체들은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지역 여론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결과가 결국 고장으로 이어졌다”며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연장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7개월 동안 7000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정비를 하고도 고장이 발생한 것은 각종 부품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노후됐을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계속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월성 1호기 폐쇄를 관철하기 위해 조만간 대규모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월성 1호기 가동중단으로 전력피크철 전력수급도 비상이다. 월성 1호기는 67만9000㎾ 발전용량으로, 설비 이상이 발견된 울진 4호기(발전용량 100만㎾)와 계획예방정비 중인 신고리 1호기(100만㎾)까지 포함하면 원자력에서만 267만9000㎾의 전력공백이 생긴다. 지난 4일 오전 강추위로 예비전력과 전력예비율이 각각 523만㎾, 7.1%까지 떨어졌던 상황을 보면 267만9000㎾ 공백은 적잖은 부담이다. 울진 4호기와 신고리 1호기는 각각 4월과 2월 중순쯤 재가동될 예정이다. 따라서 전력피크철인 1∼2월초 전력수급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경부와 전력당국은 곧바로 전력수급 비상대책에 들어갔다. 사전 계약을 맺은 대규모 산업체의 긴급감축을 위한 수요관리시장 개설로 이날 하루 최대 110만㎾ 용량을 확보하고 절전 규제로 최대 300만㎾ 예비력을 추가하기로 했다. 평상시 전력소비를 5% 감축하던 KCC 등 500개 업체는 이달 둘째 주와 셋째 주에 20% 이상 늘려 절전 중이다.
노석철 기자, 경주=김재산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