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F “소득 불평등 심화·재정 불균형 향후 10년간 세계경제 위협 요인”

입력 2012-01-12 19:08

세계경제포럼(WEF)이 11일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소득 격차 확대, 재정 불균형이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경제의 번영을 위협할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 사회에서 빈부 격차 확대에 따른 계급 갈등이 그동안의 주요 갈등 요소였던 인종 간, 이민자-비이민자 간 불화를 압도하는 양상이 새로 드러나 주목된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WEF는 이날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2012 보고서’에서 심화되는 사회적 불평등과 재정 불균형 해결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민족주의와 보호주의, 포퓰리즘을 부추겨 세계경제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현재 세계는 다가올 경제적 충격과 사회적 변동에 취약해 세계화가 일궈낸 성과를 훼손할 것이라며, 소득 불평등 심화와 함께 청년층과 은퇴연령 인구의 동시 증가는 ‘반(反) 이상향(dystopia)’의 씨앗이 될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금융 시스템 실패와 물 공급 부족 사태 등이 충격의 강도 면에서 가장 큰 위험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와 사이버 공격 위험성 증가도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보고서 작성 책임자인 리 하웰은 “사람들이 자녀 세대가 자신들보다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게 된 것은 수세대 만에 처음”이라며 “역사적으로 위대한 신념과 대담한 아이디어의 원천이었던 산업화된 국가들에서 불안감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젊은층 인구 급증과 더불어 채무에 허덕이는 국가에서 은퇴연령 인구가 증가하는 현상, 빈부 격차 심화 등이 세계적 차원에서 분노를 키우고 있다며 “은퇴 후 안정적인 삶과 질 높은 의료 서비스는 이전에는 정부와 기업의 책임으로 여겨졌지만, 점점 더 개인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12월 6∼19일 2048명의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66%가 미국에서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에 ‘강한 갈등’이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2009년 조사 때에 비해 9% 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인 3명 중 2명이 계급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지난해 월가 점령 시위대와 민주당이 제기한 소득격차 확대 문제가 전 국민의 양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