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농업 피해, 對中이 對美 5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

입력 2012-01-12 19:00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국내 농업 피해가 한·미 FTA의 최대 5배에 이를 것이란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의 전망이 12일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FTA로 농업 생산이 2005년 대비 14.26%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2005년 농업생산이 16조8000억원이니 한 해 최대 3조3600억원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예측한 한·미 FTA 농업피해액 연 8150억원의 약 4배다.

한·중 FTA로 농업 관세가 50% 줄어들 경우,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104.8∼209.2% 증가해 대중 수출증가율(48.3∼100%)을 훨씬 웃돌 것으로 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도 50% 관세 감축을 전제할 때 쌀 2조447억원 등 총 2조7722억원의 농업소득이 감소해 한·미 FTA 피해액의 3.4배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KREI의 관측에 따르면 한·중 FTA 농업 피해규모는 한·미 FTA의 3∼5배에 이른다. 농산물 생산구조, 재배품종이 한·중 양국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리도 가깝고 중국 농산물 가격은 한국보다 크게 낮아 한·중 FTA가 한·미 FTA보다 농업에 더 큰 충격일 것이란 분석이다.

피해를 줄이자면 민감 품목에 대한 대안 마련은 물론 농업에 대한 금융·시설지원과 젊은층의 농촌 유입 유도 등 농업 존립을 위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REI 문한필 박사는 “농산물 피해규모를 정확히 산정하고 치밀한 대책을 세워야 하며 인삼이나 고추, 마늘, 무, 배추 등 양념채소류는 양허를 제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조용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