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끝까지 재창당 요구… 관철 안될땐 혼자라도”
입력 2012-01-12 18:57
한나라 ‘돈 봉투’ 폭풍에 제2 탈당 사태 휘몰아치나
2008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휘말린 한나라당에서 제2의 탈당 사태가 벌어질 조짐이다. 정태근 김성식 의원이 지난해 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직전 ‘당 해체’를 주장하며 탈당하더니 이번에도 쇄신파를 중심으로 똑같은 요구와 움직임이 감지된다.
정두언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나라당으로 국민에게 표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면목도 없다”면서 “나는 끝까지 재창당을 주장할 것이고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재창당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저라도 혼자 재창당하겠다. 하여간 반드시 할 것이다. 두고 보라”고 했다. 그는 “(쇄신파의 추가 탈당 가능성에 대해) 지금 고민들을 하고 있다”며 “‘이대로 머뭇거릴 순 없다. 재창당을 나가서라도 하겠다’는 생각들을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0일 정 의원과 남경필 임해규 구상찬 권영진 의원 등 쇄신파 의원들이 회동을 갖고 “박근혜 비대위가 재창당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집단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결의’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분석된다.
정 의원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은 전당대회가 청와대 ‘오더(명령)’로 치러진다는 것”이라며 2008년 전당대회 당시 청와대와 친이명박계가 박희태 국회의장의 당 대표 당선을 위해 개입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사람과 관행을 안 바꾸고 (당) 이름이나 조직을 바꿔 분칠한다고 당이 바뀌진 않는다”고 쇄신파의 재창당 주장을 일축했다. 다만 그는 “(쇄신파 요구에 대해서는) 그 충정을 담아내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분들과 계속 소통하며 접점을 찾으려 한다”고 언급했다.
친박근혜계 홍사덕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재창당하자는 건 기백은 좋지만 총선을 석 달 앞둔 시점에서 현실 감각은 좀 떨어진다”고 거들었다. 그는 “당협위원장이 모두 위원장직을 내놓으면 재창당에 준하는 여건이 바로 만들어진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홍 의원은 당 일각에서 나오는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돈 선거 의혹과 관련, “내가 제일 잘 아는데 박근혜 후보는 돈 선거를 한 적 없다”며 “그때 지역을 순회하며 지역 위원장들에게 밥값 한 번 못 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북 임실에서 서울로 올라오다가 누런 봉투를 받았는데 돈이 들어 있어 그걸 되돌려 주느라 격투를 하다시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