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돈봉투 일파만파] 풀어야할 의혹 5가지… “박희태 귀국전 파악” 박차
입력 2012-01-12 21:45
(1) 돈봉투 전달 누가?… 檢, 원내·외 두갈래 추적
(2) 전달 지시한 인물 누구
(3) 의원에 동일인이 전달?
(4) 자금, 캠프서 조성했나
(5) 전화 인물 김효재 맞나
검찰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전달된 경로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순방중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귀국하기 전에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돈의 흐름으로 볼 때 자금 출처와 돈 봉투 전달자, 이를 지시한 인물, 돈 봉투를 받은 사람들이 검찰이 풀어야 할 핵심 의혹이다.
첫째, 돈 봉투를 전달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이 급선무다. 현재 두 가지 갈래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전당대회 하루이틀 전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넨 사람과 당협위원장들에게 돈 봉투를 뿌린 사람이다. 검찰은 국회의장 비서관을 지낸 고명진씨를 현역의원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유력한 인물로 의심하고 있지만 제3의 인물일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당협위원장에게 돈 봉투를 건넸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서울 은평갑 소속 구의원 5명이다. 하지만 일부 구의원은 검찰에서 받은 돈을 반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돈 봉투 전달을 지시한 인물이다. 검찰은 고씨에게 돈 봉투 전달을 지시한 인물로 국회의장실 조모 수석비서관을 주목하고 있다. 조 수석은 박 의장과 같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전대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재정과 조직을 담당했다. 고씨는 그 밑에서 실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의원들에게 돈 봉투 전달을 지시한 인물은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이라는 진술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셋째, 돈 봉투를 받은 사람은 크게 현역의원과 원외 인사로 분류된다. 현역의원은 고 의원에게 돈 봉투를 돌린 사람이 당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함께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 의원은 지난 9일 “(한 남성이 들고 온) 쇼핑백 속에는 노란색 봉투가 잔뜩 들어 있었다”며 “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돈 배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이 구의원들로 하여금 돈 봉투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원외 인사들은 서울지역 40∼50명의 당협위원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넷째, 돈 봉투에 투입된 자금의 출처는 박 의장 개인재산, 대선자금 잔고, 캠프 후원금 등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검찰은 박 의장 개인 재산이 전당대회 후에 크게 줄어들지 않은 점과 전대 당시 친이계가 박 의장 측을 조직적으로 밀었다는 점으로 볼 때 캠프 차원에서 조성한 자금일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안 위원장을 상대로 자금이 어떻게 조성됐고, 누구한테서 받았는지 캐고 있다.
다섯째, 전당대회 다음 날 돈 봉투를 돌려받은 뒤 고 의원에게 전화했다는 박 의장 측 인물이다.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했다면 적어도 의원급 인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실명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시 박 의장 측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고 의원에게 전화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