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 중독, 마약·알코올과 비슷… 뇌 신경에 심각한 손상
입력 2012-01-12 21:26
인터넷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의 뇌는 마약과 술에 중독된 사람의 뇌와 유사한 기능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12일(현지시간)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의 뇌 상태가 코카인과 대마초, 술 중독자들과 비슷한 변화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자기공명장치(MRI)를 통해 뇌를 관찰한 결과 사회와 단절될 정도로 장시간 인터넷을 하는 청소년들의 뇌는 비정상 상태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대략 인터넷 사용 청소년의 5∼10% 정도가 중독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들 중 대부분은 게임에 빠진 경우였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중국 연구자들이 ‘상하이 정신건강센터’의 의뢰를 받아 인터넷 중독 장애를 진단받은 17세 청소년의 뇌를 검진했더니 백색질 섬유소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색질은 뇌의 신경세포가 몰려있는 곳으로 감정표현, 주의력, 결단력, 인지기능 조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백색질 장애는 술과 코카인 중독자들에게도 흔히 관찰되는 질환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들은 뇌의 변화가 반드시 인터넷 중독의 원인이 되거나 그에 따른 결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뇌에 미세하나마 변화를 보이는 청소년들은 중독자가 되기 쉽다고 주장했다.
영국 내 인터넷 및 도박 중독자 치료 기관을 운영하는 런던 왕립대학 정신심리학자인 헨리에타 보웨덴 존스는 “인터넷을 오랜 시간 이용한다고 무조건 중독되는 것은 아니며 중독자와 일반 이용자들의 가장 큰 차이는 과도하게 탐닉하느냐 여부”라고 전제하고 “누군가가 당신에게 하루 14시간을 게임하는 데 보냈으며 혼자 힘으로 멈출 수 없다고 말하면 이미 중독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