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북한선교회 워크숍 "인도주의적 자세로 북한선교에 나서야…"
입력 2012-01-12 17:41
[미션라이프] “송아지 값 폭락으로 축산 농가들이 큰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이럴 때 한국교회가 나서서 한 마리당 10만원에 구입해 식량난으로 허덕이는 북한에 1000마리를 보내는 겁니다. 그래봐야 1억원입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도 했는데 한국교회라고 못할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기독교북한선교회(총재 길자연 목사)는 12일 서울 서원동 왕성교회에서 ‘김정은 시대의 전망과 북한선교의 방향’ 워크숍을 갖고 한국교회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정세를 잘 파악하고 인도주의적 자세로 북한선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복음주의 교회를 대표하는 선교학자들이 대거 나서 급변기 북한선교가 강경보수나 진보가 아닌 유연한 사랑의 선교에 있다고 강조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우선 북한전문가들은 당분간 북한이 체제안정을 위한 대대적인 내부단속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혜롭게 선교정책의 전환을 꽤해야 하며 극단적인 입장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장은 “앞으로 한동안 북한은 김정은 유일체계 구축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므로 북한선교의 가능성과 지하교회의 활동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중국교회 협력이나 디아스포라교회를 활용해 우회적으로 북한선교를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 원장은 “한국교회는 기도회라는 이름으로 극단적 반공 극좌 이데올로기와 신념을 강화하는 데 활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의 대남전술을 극복하고 탈북자 사역, 대북 인도적지원에 힘써야한다”고 조언했다.
박영환 서울신대 북한선교연구소장도 “북한은 앞으로 체제 안정을 최대 과제로 삼기 때문에 지나칠 정도로 강경한 대남정책을 펼 것이고 그에 따라 북한선교도 수면상태에 들어갈 것”이라며 “따라서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북한선교를 주도해왔다면 이제는 북한의 상황에 따라 교회가 움직여야 할 상황이 발생했기에 진보와 보수교회가 하나 돼 지혜롭게 대처해야한다”고 부탁했다.
‘3대 세습왕조’인 북한이 50년 이상을 내다보고 정권승계 작업을 했기 때문에 국제적 정서를 파악하며 장기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는 “북한은 50년을 갈 준비를 하고 정권승계를 했을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전략이 충돌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단순히 대북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을 포괄하는 세계 선교학적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신자유주의에 따른 양극화를 극복하고 북한선교에 나서기 위해선 이데올로기 문제에 함몰되지 말고 십자가 사랑의 정신으로 돌아가야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통일선교대학 양영식 학장(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선교는 김정일 조문 논란으로 북한을 자극했던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1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정-반-합의 원리상 대북정책은 개성공단 건설처럼 평화정책 쪽으로 가는 게 순리인데 한국교회는 정부와 달리 어떤 상황이 닥쳐와도 사랑의 원리로 접근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승삼 한국세계선교협의회 대표회장도 “인간과 도저히 대화가 안 되는 상황에서 하나님이 먼저 사랑으로 손을 내미셨듯이 한국교회가 북한에 다가서는 방법은 결국 십자가 사랑을 전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