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은 왜 드라마를 좋아할까…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
입력 2012-01-12 18:45
김환표 (인물과 사상사·1만7000원)
우리나라의 드라마 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뜨겁다. 왜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토록 드라마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을까?
저자는 드라마 사랑을 키운 것은 8할이 암울한 사회분위기였다고 진단한다. 일제강점기에는 나라 없는 서러움을 달래주던 ‘정신적 치료제’였고, 1950년대는 6·25전쟁으로 피폐해진 현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던 위로제였다.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과 근대화에 매진하던 군부독재 시대에는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주의라는 파도에서 위태롭게 표류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있다.
일제 시대 라디오 드라마부터 2010년 ‘인생은 아름다워’에 이르기까지 연대기식으로 드라마를 설명하며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史’이면서 동시에 ‘드라마로 보는 사회문화사’인 셈이다. 연기자가 대사를 잊어버려 방송을 중단하는 등 생방송으로 드라마를 방영했던 초기 TV 시절의 에피소드, 대통령을 닮았다는 이유로 방송출연 금지를 당했던 탤런트 등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뒷얘기도 소개된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