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核과학자, 차량 폭탄에 사망… “이스라엘이 배후”
입력 2012-01-11 21:47
이란의 30대 핵 과학자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차량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사망했다.
테헤란대학 교수이자 핵 과학자인 모스타파 아흐마디 로샨(32)이 자신의 차량 밑에 부착된 자석 폭탄이 터지면서 숨졌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우라늄 농축 시설 책임자였던 로샨은 2010년 이후 테헤란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사망한 4번째 과학자다.
이번 폭탄 테러는 이란이 자국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서방과 극도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오토바이를 탄 두 명의 범인이 테헤란대 캠퍼스 동쪽에 주차됐던 로샨의 차량에 자석 폭탄을 설치했다. 당시 로샨과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동료 두 명은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폭발로 행인 한 명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샨은 중부 이스파한에 있는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의 책임자로 활동해왔다. 이란의 주요 농축 시설인 나탄즈에서는 2006년 4월부터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 테헤란 당국은 이날 테러에 동원된 자석 폭탄이 이전에 발생했던 자국의 과학자 암살에도 사용됐다며 곧바로 이스라엘을 배후세력으로 지목했다.
테헤란 부주지사 사파르 알리 브라틀루는 “이번 테러 수법은 과거 이란 핵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방법과 유사하다”며 “폭발의 책임은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정권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 정부는 이 사건으로 핵 프로그램 개발이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하메드 레자 라히미 부통령은 “테러리즘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란 과학자를 목표로 테러를 저질렀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두려움 없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