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주스 先物가격 연일 고공행진… ‘브라질産’서 살균제 검출 여파

입력 2012-01-11 18:57

브라질산 오렌지주스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오렌지주스 선물값이 폭등했다.

농축액을 대부분 수입하는 국내 오렌지주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유통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0일 런던 국제상품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 냉동 농축 오렌지주스 1월 인도분 가격이 9.7% 올라 파운드당 2.127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1977년 11월 이후 35년 만에 최고치다. 더 많이 거래되는 3월, 5월 인도분 가격은 가격 제한폭인 20센트까지 올라 거래됐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미국의 주요 오렌지 산지 플로리다의 한파 우려로 이미 급등세를 보이고 있던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은 6거래일 동안 26%나 올랐다. 오렌지주스 선물값이 연일 치솟고 있는 이유는 브라질산 오렌지주스에서 살진균제의 일종인 카벤다짐이 검출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브라질의 한 주스회사가 생산한 오렌지주스에서 미국에서는 이용이 금지된 살진균제 성분이 나왔다고 밝혔다.

카벤다짐은 사과, 딸기 등에 사용하는 살진균제로 저독성 물질이지만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은 감귤류에 카벤다짐 사용을 금하고 있으나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오렌지주스에는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브라질 오렌지주스의 수입을 금지해 유통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물 가격 급등은 오렌지주스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원자재 컨설턴트인 주디스 게인스 체이스는 “오렌지주스 가격 상승이 예상되나 시장의 반응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ICE의 원자재 브로커인 애버리 푸터는 “FDA는 브라질산 수입을 전량 금지할 수 있다. 이는 브라질 경작분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영향은 막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산 오렌지주스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혼합해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브라질산 오렌지주스를 국내에서도 많이 판매하고 있는데 미국 FDA가 어느 회사 제품인지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농축 과정의 문제인지, 완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파악한 뒤 이에 맞춰 적절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병우 이명희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