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공화당 뉴햄프셔 경선 결과] 롬니, 또 승리… 대항마 아직 안보인다
입력 2012-01-11 21:47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뉴햄프셔도 거머쥐었다.
롬니는 10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득표율 39.4%(개표 95% 기준)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두 번째 경선에서도 승리함으로써 초반 대세론의 기반을 마련했다. 2위는 론 폴 하원의원(22.8%), 3위는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16.9%)가 차지했다. 아이오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사실상 롬니와 정치적 무승부를 기록했던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9.3%)은 5위로 밀려났다.
◇대세론 확산될까=뉴햄프셔는 롬니의 승리가 예상된 지역이다. 언론들은 롬니의 연이은 승리로 일단 초반 대세론 형성에 파란불이 켜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뉴햄프셔 결과가 생각보다는 저조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압도적인 승리를 기대했는데 거기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은 확실한 대세론을 굳혔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공화당 내에서는 여전히 부동층이 많다. 롬니가 그 부동층을 끌어들여 확실한 대세론을 굳히려면 몇 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가장 큰 것은 투자컨설팅업체인 베인캐피털을 운영하면서 위기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주도, 결과적으로 대량 해고를 많이 했다는 논란이다. 언론들은 이를 ‘베인 폭탄’이라 부른다. 다른 후보들이 집중 공격하는 타깃이기도 하다.
후보들은 한결같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공격하면서, 자신만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베인캐피털이 일자리를 빼앗아갔다’고 공격하는 것은 롬니에게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보수 대표주자로서의 정체성, 모르몬교 등도 넘어야 할 산이다.
오는 21일 보수 성향이 강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경선 결과는 보수층들이 롬니 대세론을 어떻게 평가하는냐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롬니 대항마는=아직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아이오와 경선에서는 샌토럼이 8표 차이로 사실상 롬니와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번에는 폴이 2위를 차지했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포기하고 뉴햄프셔에 올인했던 헌츠먼은 3위로 올라서는 데 만족해야 했다.
샌토럼(9.3%)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9.4%)은 10%도 안 되는 저조한 특표율을 보였고, 이 지역 유세를 포기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0.7%였다. 2위 자리를 놓고 여러 사람이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뚜렷한 롬니의 대항마가 없는 것이다.
다만 이번 달에 치러질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의 경선에서 반(反)롬니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강경 보수세력이 롬니 대항마를 적극 밀 가능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어느 한 후보에 힘이 쏠릴 수도 있다. 강경 보수세력은 샌토럼과 페리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과격하고 비현실적 주장을 자주 하는 폴의 경우 정치적 신뢰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