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돈봉투 일파만파] 박근혜 “2007년 돈 선거, 제가 별로 얘기할 게 없다”

입력 2012-01-11 21:52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간만에 여의도를 벗어났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등으로 당이 위기상황으로 몰린 가운데, 지난해 12월 19일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첫 민생 현장 방문을 겸해 강원도를 찾았다.

박 위원장은 춘천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서 “광부들은 목숨을 걸고 갱도의 가장 깊은 곳에서 석탄을 캔다. 생사를 걸고 일하는 이유는 그분들 뒤에 가족이란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 뒤에는 국민이 있으니, 우리도 비장한 각오로 과거의 잘못된 행태와 과감하게 절연하고 새로운 쇄신과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이 “2007년 대선 후보 경선도 (2008년) 전당대회와 마찬가지로 돈 선거였다는 주장이 있다”고 하자 “제가 별로 얘기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쇄신파들의 재창당 요구에 대해서도 “아휴”라면서 “축산농가와 신년인사회 때문에 왔는데 중앙(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춘천 신동면 중3리의 한 축산농가에서 최근 소값 폭락으로 인한 애로점을 들었다. 그는 농민들에게 “축산농가는 이렇게 어려운데 소고기 가격은 그대로여서 생산부터 소비까지 유통구조가 근본적으로 고쳐져야 하겠다”며 “어떻게든지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소득보전이 되도록 사료값 이자를 저리로 한다든가, 2007년 비료구입자금으로 대출된 자금이 상환기일이 도래해 한우 농가들

이 압박받는 만큼, 상환연기 요청을 하는 부분은 긴급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방역복 차림으로 목장갑을 낀 채 국자로 사료를 퍼 소들에게 먹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오찬에서 “중요한 정책은 현장에서 나온다”면서 “(상황이) 어렵지만 한우는 꼭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행한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정부와 협의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를 총선 정책으로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