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돈봉투 일파만파] 홍준표 “2007년 방식땐 대선 경선도 돈 판”-김무성 “박근혜 개인 돈 안써”

입력 2012-01-11 19:01

한나라당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가 2007년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이 돈 선거로 치러졌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국지전에 그쳤던 여당 계파 갈등이 돈 봉투 사건을 계기로 다시 폭발하는 양상이다.

범(汎) 친이계로 지난 경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전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대의원이 500명인 제주도에서 양쪽(이명박·박근혜 후보)으로부터 2000명씩 전당대회장에 왔다”며 “버스가 수백 대 왔고 버스 한 대당 최소 100만원이면 그 돈이 어디서 왔겠느냐”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런 방식으로 올해 대선 경선이 치러지면 또다시 ‘돈 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7·4 전당대회에서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원희룡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의) 지적을 어느 계파의 반격이라 매도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계파주의에 물든 구태”라고 주장했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기자들에게 “박 위원장이 ‘당헌·당규를 칼같이 지켰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 했는데 그 당헌·당규가 2007년에도 지켜졌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직접 박 위원장을 겨냥했다.

그러나 경선 때 박 후보 캠프를 책임졌던 김무성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박 위원장은 개인 돈 1원도 안 냈다”며 “박 위원장이 돈 선거에 개입됐다는 주장은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캠프에는 돈이 넘쳤지만 박근혜 캠프엔 돈이 없었다”며 “캠프 운영이 너무 어려워 모금을 요청했지만 (박 위원장은) 이마저도 묵살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도 “지난 대선 후보 경선까지 말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라고 친이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