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안철수,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과 한시간 환담… “정치 얘기는 전혀 안했다”

입력 2012-01-10 22:20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을 만나 혁신과 상생, 기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안 원장은 9일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T) 기업 구글 본사를 방문해 약 1시간 동안 슈미트 회장과 환담을 나눴다.

안 원장은 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문제를 거론했다.

“슈미트 회장에게 물어보니 실리콘 밸리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불공정한 거래를 하는 일은 없다고 하면서 일종의 ‘문화’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면서 정부의 규제나 제도보다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불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인식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자유주의 폐단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고용 없는 성장’”이라면서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고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혁신을 하려면, 싹을 자르지 않으려면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면서 미국 실리콘 밸리의 ‘패자 부활전’ 문화를 칭찬했다.

안 원장은 그러나 정치적인 행보라는 해석에는 여전히 경계심을 드러냈다.

슈미트 회장과 정치를 화제로 올렸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그분도 정치인이 아니라서 정치 얘기는 안했다. 중국과 인도의 미래에 대한 얘기만 나눴을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안 원장은 “고민을 할 때 고민이라는 단어를 쓴다. 미리 정해놓고 나서 수순을 밟기 위해 고민이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게 내 어법”이라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건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해석해 달라”고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지금도 고민 중”이라며 여전히 여운을 남겼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