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전석운] 거점 위센터 폐지 사실도 모르는 교과부 담당과장
입력 2012-01-10 22:26
학교폭력 등 위기학생을 지원하는 정책인 위프로젝트를 교육과학기술부가 홀대하고 있다는 국민일보 기사와 관련 사설이 보도된 9일과 10일 교과부로부터 항의전화가 여러 통 걸려왔다. 오승걸 학교문화과장이었다.
오 과장은 “기사 중 거점 위센터가 문을 닫았다는 표현은 잘못”이라며 “교육개발원 특임센터가 거점 위센터의 기능을 흡수한 것일 뿐 거점 위센터는 살아있다”고 말했다. 확인을 거친 기사라고 답변하자 오 과장은 “문을 닫은 거점 위센터가 한 곳이라도 있으면 옷을 벗겠다”고 큰소리쳤다.
교과부는 2010년 위센터와 위클래스가 전국적으로 늘어나자 권역별로 상담사 및 교사연수를 담당하고, 위센터 컨설팅과 교재개발 등에 전념할 거점 위센터들을 세웠다. 서울과 경기, 강원권 거점 위센터는 용인에, 충청호남권 거점 위센터는 천안에, 영남권 거점 위센터는 부산에 각각 설치됐다. 이 거점 위센터는 교육지원청별로 존재하는 위센터와 분리됐으며 많은 곳은 6명의 직원을 별도로 두고 있었다.
오 과장은 기존 위센터에 거점 기능을 부여한 것이었을 뿐 물리적으로 거점 센터가 따로 존재한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오 과장의 해명은 틀렸다. 일부 지역에선 위센터실장이 거점 위센터의 책임자를 겸직한 경우가 있었지만 거점 위센터와 위센터는 엄연히 하는 일과, 업무 공간이 달랐다. 이 거점 위센터들은 지난해 9월 일제히 문을 닫았다. 거점 위센터가 없어지자 종사자들은 자리를 옮겼다. 2년 이상 근무한 상담사들이 일제히 해고되면서 생긴 위센터의 빈 자리로 가거나 일선 학교 위클래스 전문상담교사로 떠났다.
지난해부터 위프로젝트 업무를 맡게 된 오 과장은 평소 위센터 종사자들을 모아놓고 실시한 강연에서 “위센터가 무슨 피트니스센터인줄 알았다”고 몇 차례 발언해 교사들 사이에서 자질논란이 일었다. 그는 “위프로젝트가 돈이 많이 들어 걱정”이라고 말해 예산감축을 시사하기도 했다.
강의를 직접 들은 한 교사는 “교과부 장관이 위프로젝트를 안 챙기니 위기학생 지원정책의 이름과 뜻도 모르던 사람이 담당 과장이 되어 위프로젝트를 폄하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전석운 특집기획부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