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차이잉원 “양안관계 우위” 서로 강조… 중국 변수가 대만 총통선거 가른다

입력 2012-01-10 19:01

‘중국 본토가 대만 총통 선거의 향방을 가른다?’

3일 앞으로 다가온 대만 총통선거에서 ‘중국 변수’가 초접전 중인 국민당 소속 마잉주(馬英九·61) 총통과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55) 주석의 희비를 갈라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 총통은 대만-중국 양안 관계의 안정 위에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양안안정론을 주장하고 있다.

마 총통은 특히 중국과의 교역이 없으면 대만경제는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차이 주석은 대만의 미래는 대만인이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대만주권론을 편다.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두 후보는 서로 자신의 양안관계론의 우위론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마 총통은 10일 수도권에 해당하는 신베이시와 신주시 일대를 돌며 “선거가 끝나면 당장 글로벌 경제위기와 양안 관계 문제 등에 직면하게 되는데 차이 후보는 이런 현안들을 처리할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차이 주석은 장화현과 타이중시 거리 유세에서 “양안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 등의 주요한 문제들은 각 정당과 사회의 주요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앉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마 총통을 겨냥했다.

현재까지는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 이하의 눈엔 마 총통의 친중국 정책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분석했다.

마 총통이 2010년 발효된 중국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중국투자 유치를 통한 성장 도모를 약속했으나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중국 무역 증가율이 지난해 현저히 떨어진 데다 실업률은 더욱 악화되고 임금은 정체에 빠졌다. 오히려 중국과의 협정으로 부자들만 혜택을 본다는 비난까지 듣고 있어 그의 선거에 중국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이 주석은 이런 점을 간파해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과 주택난 해소 등으로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대만인들도 중국과의 경제가 자국의 미래에 중요하다고 보지만 본토와의 정치적 통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도 마 총통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시보(中國時報) 등 언론이 지난 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마 총통이 39.5%로 36.5%인 차이 주석을 3% 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70) 주석은 5.8%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